고위험군 환자 신장이식하며 생체 이식 생존율 98.5%(1년) 기록

세브란스병원 신장이식 5천 번째 환자와 의료진
세브란스병원 신장이식 5천 번째 환자와 의료진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신장이식 수술 5000례를 달성했다. 1979년 첫 수술 이후 43년 간 꾸준한 술기 개발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다.

5000례 신장이식의 주인공은 전직 운동선수인 A씨(48세)다. 40대 초반부터 고혈압, 고지혈증, 통풍, 당뇨로 지역 병원에서 정기 검진과 치료를 받던 중 2018년 6월 갑작스럽게 신기능 수치가 정상치의 3배 이상 상승했다.

신장 조직검사 결과, 사구체 경화증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행하던 중 지난해 9월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을 하거나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의 누나는 동생에게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3개월에 걸쳐 체중을 10kg 가까이 감량하고, 혈압도 조절해 신장이식을 할 수 있었다. A씨는 이식 수술 후 회복에 전념해 안정된 상태를 되찾았다.

A씨와 같이 신장 사구체 여과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을 걸러낼 수 없는 말기신부전 환자들은 투석치료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많은 시간과 엄격한 식이조절이 필요하며 신장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워 많은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신장이식을 고려한다. 

모든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신장이식을 시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장이식을 위해서는 뇌사 또는 생체기증자가 필요하며 기증자와 면역학적 조건도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교차반응 양성 등으로 가족 내 공여자가 있어도 이식 진행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교차반응 양성인 환자들에서도 체내 항체 농도를 낮추는 탈감작 치료를 통해 신장이식을 진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이식팀은 이러한 면역학적 고위험 환자 이식에 앞장서는 가운데 우수한 치료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식 신장의 정상 기능 확률인 이식신 생존율은 생체 신장이식 98.5%(1년)·92.8%(5년)·83.2%(10년), 뇌사자 신장이식 생존율은 96.7%(1년)·91.2%(5년)·81.7%(10년)였다.

신장이식팀은 면역학적 고위험군 극복 노력과 함께 최신 술기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2019년 11월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신장이식에 성공했다.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절개창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상처 감염률이 낮고 회복이 빠를 뿐만 아니라 미용적 효과도 탁월하다. 

허규하 교수(이식외과)는 "신장이식팀은 간, 심장, 폐 등 타장기 동시 이식, 3차 신장이식 등 여러 고난이도 수술로 많은 장기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삶을 제공해왔다"며 "현재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신장이식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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