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AF, EARLY-AF 연구결과, 지난달 28일 NEJM에 게재
두 연구에서 풍선냉각도자절제술, 약물치료보다 우월한 1차 치료전략
국내 전문가 "우월성만으로 지침 변화는 어렵지만, 시술 앞당겨 고려 필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심방세동 초기치료에 약물치료가 성공적이지 않으면 '풍선냉각도자절제술'와 같은 효과적인 시술 치료를 빨리 고려할 필요가 강조되고 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지난달 28일 의학저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STOP-AF, EARLY-AF 등 두 연구에서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부정맥 약물치료보다 심방세동의 1차 치료로서 우월성을 입증하고 유사한 안전성을 보였다.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허벅지 대퇴정맥에 가느다란 관(catheter)을 삽입하고 심장에 위치하고 심방세동의 원인 '병소 폐정맥' 입구까지 밀어 넣는다.

관 끝에서 특수 고안된 풍선이 나와 폐정맥 입구를 밀착시키고, 풍선 내 액체질소를 넣어 영하 80℃까지 급속 냉각한다.

이어 폐정맥 입구 주변의 심방조직을 균일하게 얼려 폐정맥에서 발생하는 악성파형을 전기적으로 격리해 심방세동을 치료한다. *출처: 한림대성심병원

STOP-AF 연구를 진행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우사마 와즈니(Oussama M. Wazni) 교수는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의 1차 치료전략으로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 재발 사건을 막는데 약물치료보다 우수했고 시술 관련 중증 이상반응은 흔치 않았다"고 연구논문에서 설명했다. 

하지만 우월성 결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약물치료 실패 시 2차 치료로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약물보다 침습적인 시술의 이상반응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내외 의료현장에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등 시술적 치료를 초기 치료전략으로 적용하는데 제한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심방세동 치료전략은 항부정맥 약제를 6주간 사용하고, 그런데도 심방세동이 재발하면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포함한 시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기준이 설립돼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약물치료가 사실상 반드시 1차 심방세동 치료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 교수 ⓒ메디칼업저버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 교수 ⓒ메디칼업저버 

삼성서울병원 박경민 교수(순환기내과)는 "최근 근거에 따르면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이 약물치료보다 초기치료로 우월성을 입증했지만, 이번 결과는 특정 연구목적에 맞게 진행된 연구의 결과인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를 실제 임상현장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번 우월성 결과가 시술적 치료의 커지는 임상적 혜택·안전성 데이터에 더하고,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보다 더 빠르게 고려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과를 통해 약물로 치료되지 않은 심방세동 환자를 약물로 계속 치료하지 않고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등 시술적 치료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심방세동의 시술 보험기준이 6주 동안 약물치료 이후 효과가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등 시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데, 좀 더 빠르게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려주는 결과이다"고 했다.
 
특히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결국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데, 당뇨병·고혈압·뇌졸중 과거력 등 동반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령층을 포함한 고위험군에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박 교수가 설명했다.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다양한 연구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돼 전 세계적으로 10년 이상 넘게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약 2년 전, 2019년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 약 20곳에서 시행되고 있고 점차 활성화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STOP-AF 치료 성공률: 풍선냉각도자절제술 75% vs 약물군 45%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이 진행한 다기관 STOP-AF 결과에 따르면 약물치료 효과를 얻지 못한 증상 있는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에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약물치료보다 우수했다. 

이번 연구는 이전 심방세동 리듬조절(rhythm control) 치료를 받지 않고 18~80세인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 203명을 포함했다. 

연구팀은 환자가 항부정맥제(Class I·II 약물) 또는 풍선냉각도자절제술으로 폐정맥 분리를 받도록 두 치료전략군으로 나눴다. 시술군은 104명, 약제군에는 99명이 무작위 배정됐다. 

부정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연구 시작점과 1·3·6·12개월에 심전도를 시행했고 매주 휴대전화를 사용한 통화 모니터링, 6·12개월 시점에서 24시간 심전도 측정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1년 추적관찰했으며 치료 성공률과 안전성을 검토했다.  

연구 결과,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의 97%에서 치료가 효과적이었다. 

카플란마이어분석에 따르면 1년 시점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의 치료 성공률은 74.6%(95% CI 65~82), 항부정맥 약제군의 치료 성공률은 45.0%(95% CI 34.6~54.7)였고, 두 치료군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01). 

안전성 목표점 관해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에서 중증 이상반응 사건은 두 차례 보고됐다. 

EARLY-AF: 풍선냉각도자절제술, 약물보다 재발 위험 52%↓

캐나다 밴쿠버종합병원 제이슨 안드라데(Jason G. Andrade)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EARLY-AF 연구는 이전 치료받지 않고 증상이 있는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 대상으로 풍선냉각도자절제술 효과를 약물치료 효과와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심방세동 환자 303명은 초기치료로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또는 항부정맥 약제 치료를 받도록 두 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팀은 환자를 1년 추적관찰했으며, 환자가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또는 항부정맥 약제 치료를 받은 이후 91~365일 사이 재발하는 빈맥성 부정맥 사건(심방세동·심방조동, 심장빈맥)을 검토했다.

그 결과, 빈맥성 부정맥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의 154명 중 66명(42.9%)에서 재발, 항부정맥 약제군의 149명 중 101명(67.8%)에서 재발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의 빈맥성 부정맥 재발 위험이 52% 더 낮았다(95% CI, 0.35~0.66, P<0.001). 

또한 증상 있는 빈맥성 부정맥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을 받은 환자 11%에서 재발, 항부정맥 약제를 복용한 환자 26.2%에서 재발해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의 재발 위험이 61% 더 낮았다(0.22~0.68). 

중증 이상반응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군 5명(3.2%)에서 일어났고, 항부정맥 약제군 6명(4%)에서 발생했다. 

EARLY-AF, STOP-AF 연구들은 의료기기사 메드트로닉(Medtronic) 후원을 받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