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형 소아·성인 구분 부정확”

미국당뇨병학회(ADA)는 매년 어김없이 새로운 내용으로 업데이트된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을 들고 나온다.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당뇨병을 어떻게 예방·진단·치료하고, 혈당을 비롯한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로 당뇨병 환자의 미세혈관(신장병증, 신경병증, 망막병증, 족부질환) 또는 대혈관합병증(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지 길을 모색한다. 

당뇨병 대란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 내분비학계 역시 매년 ADA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어떻게 업데이트되는지에 큰 관심을 보인다. 

ADA는 올해 업데이트된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의 정의·분류와 진단 섹션을 최전방에 배치해 첫 이야기를 풀어간다.

정의·분류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당뇨병의 정의 및 분류와 관련해 제1형과 제2형당뇨병으로 크게 나누고 있다. ADA의 분류에 따르면, 제1형당뇨병은 ‘자가면역 베타세포 파괴에 의해 절대적인 인슐린의 결핍으로 귀결되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제2형당뇨병은 ‘주로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기저의 원인으로 작용해 베타세포의 충분한 인슐린 분비능이 점차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로 정의·분류했다.

성인·소아 무관

ADA는 당뇨병 분류와 관련해 ‘성인 잠복 자가면역 당뇨병(LADA, latent autoimmune diabetes of adults)’ 또한 제1형당뇨병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인에서 발생하는 제1형당뇨병을 의미한다.

학회는 이와 관련해 “제2형당뇨병은 성인에서만, 제1형당뇨병은 소아에서만 발생하는 병태로 이해하는 전통적인 패러다임은 더 이상 정확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설명을 달았다. 두 병태가 소아와 성인 모두에서 발병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뇨병 분류에서는 임신성 당뇨병을 포함시켜, ‘임신 전에는 명확한 당뇨병 병태가 없었다가 임신 중기(second trimester) 또는 후기(third trimester)에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로 정의를 내렸다.

선별

당뇨병은 특히 장기화될수록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발병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선별해 빠른 진단을 내리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조기검진의 대상이 되는 당뇨병 이환 고위험군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ADA는 무증상 성인에서 당뇨병(diabetes) 또는 당뇨병전단계(prediabetes) 검사를 위한 선별기준을 제시했다. 체중, 가족력, 인종, 심혈관질환 병력,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여부를 근거로 고위험군 또는 검진 대상을 선별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체중 또는 비만(아시아계의 경우 BMI ≥ 25kg/㎡ 또는 ≥ 23kg/㎡)이면서 △가족의 당뇨병력 △고위험 인종(아시아계, 아프리카계, 인디언 등) △심혈관질환 병력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 250mg/dL) 또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 < 35mg/dL)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 △운동부족 △인슐린저항성 관련 임상인자(중증 비만, 흑색가시세포증 등) 가운데 하나 이상의 추가 위험인자를 동반하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검진

이렇게 선별과정을 거친 후 검진은 모든 고위험군 환자에서 45세 이상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결과가 정상일 시에는 최소 3년 간격으로 검진을 반복하도록 주문했다. 다만 첫 검진결과와 위험도의 정도에 따라 보다 자주 검진을 실시할 수도 있다며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유동적인 검진주기를 적용하도록 했다. 또한 당뇨병전단계 환자에게는 매년 정기적인 검사를,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은 여성은 평생토록 최소 3년 주기로 검진을 받도록 안내했다.

진단기준

ADA는 연이어 선별된 고위험군의 검진에서 당뇨병이 이환됐는지, 아니면 고위험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진단해내기 위한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공복혈장혈당(Fasting Plasma Glucose, FPG) △식후혈당(2-h Plasma Glucose during a 75-g Oral Glucose Tolerance Test, 2-h PG) △당화혈색소(A1C) 검사결과에 근거해 당뇨병 또는 당뇨병전단계 유무를 진단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당뇨병

당뇨병 진단기준과 관련해서는 △FPG ≥ 126mg/dL △2-h PG ≥ 200mg/dL △A1C ≥ 6.5%로 제시해 예년과 차이가 없었다. 또한 전형적 고혈당 증상(다뇨, 다음,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 등) 또는 고혈당 위험 환자에서 임의혈장혈당 ≥ 200mg/dL인 경우도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당뇨병전단계

한편 당뇨병 발생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즉 당뇨병전단계의 여부는 △FPG  100~125mg/dL △2-h PG 140~199mg/dL △A1C 5.7~6.4% 구간인 경우 진단하도록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전단계의 유병률이 높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인구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6.9%가 공복혈당장애(IFG)를 갖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성인에서는 IFG 유병률이 29.6%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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