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팀, 건보 데이터로 위암 발생·사망 연관성 분석
아스피린, 위암 발생·사망 위험↓…메트포르민·스타틴은 위암 사망 위험만 낮춰
신동욱 교수 "위암 환자, 아스피린·스타틴·메트포르민으로 득 얻을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치료제 아스피린과 스타틴, 항당뇨병제 메트포르민의 위암 예방 가능성을 평가한 조사에서 치료제간 결과가 엇갈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세 가지 치료제와 위암 발생 또는 위암으로 인한 사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만 두 가지 위험을 낮추는 약제로 등극했다. 스타틴과 메트포르민은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만 낮췄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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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역학연구 결과에서 아스피린과 스타틴, 메트포르민은 각 질환 치료 효과에 더해 항암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였다. 그러나 다른 약제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개별 약제의 항암효과를 평가한 연구가 대다수라는 한계가 있었다. 세 가지 치료제는 심혈관질환,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동시 처방된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 치료제는 생물학적 메커니즘 상 상호작용해 위암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제 병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과대 또는 과소평가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병용 약제를 보정해 아스피린, 스타틴 그리고 메트포르민과 위암 발생 또는 위암으로 인한 사망의 독립적인 연관성을 시간의존적 콕스회귀분석으로 평가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암에 대한 화학적 예방 약제(chemopreventive agents)로서 이들 치료제의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가정의학과, 교신저자)·강북삼성병원 조미희 교수(가정의학과, 제1저자)·홍성의료원 유태곤 가정의학과장(제1저자)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Cancer Prevention Research 1월호에 실렸다(Cancer Prev Res 2021;14:95~104).

▲(좌부터)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 강북삼성병원 조미희 교수, 홍성의료원 유태곤 가정의학과장.
▲(좌부터)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 강북삼성병원 조미희 교수, 홍성의료원 유태곤 가정의학과장.

연구에는 건보공단의 노인코호트DB(NHIS-Senior)와 건강검진코호트DB(NHIS-HealS), 표본코호트DB(NHIS-NSC)에서 총 174만여 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 중 아스피린 복용군은 15만 8446명(9.10%), 스타틴 복용군은 8만 271명(4.61%)이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11만 3208명(6.50%), 이 중 메트포르민 복용군은 6만 2801명(55.5%)이었다. 추적관찰은 2004년부터 시작해 위암을 진단받았거나 사망 또는 2013년까지 진행됐다.

아스피린, 182.5일 이상 복용군 위암 예방 효과 얻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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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복용군은 누적 사용기간(cumulative duration of use)에 따라 △비복용군 △182.5일 미만군 △182.5~365일군 △365~547.5일군 △547.5일 이상군 등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누적 사용기간이 182.5일 이상이면 위암 발생 위험이, 547.5일 이상이면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메트포르민과 스타틴 복용, 나이, 성별, 소득, 체질량지수, 흡연력 등을 보정해 평가한 아스피린 복용군의 위암 발생 위험은 비복용군 대비 △182.5~365일군 17% △365~547.5일 24% △547.5일 이상군 15% 유의하게 감소했다. 182.5일 미만군은 비복용군과 의미 있는 위암 발생 위험 차이가 없었다. 

또 아스피린 547.5일 이상군의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비복용군보다 38% 의미 있게 낮았다. 547.5일 미만군에서는 비복용군과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 차이가 없었다. 

즉 장기간 아스피린 복용은 위암 발생 또는 위암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 감소와 독립적인 연관성이 확인됐다. 

스타틴,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만 ↓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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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 또는 메트포르민 복용군은 누적 일일 사용량 지수(cumulative defined daily dose, cDDD)에 따라 △비복용군 △182.5cDDD 미만군 △182.5~365cDDD군 △365~547.5cDDD군 △547.5cDDD 이상군 등으로 분류했다.

아스피린 복용군과 분류 차이가 있는 이유는 아스피린은 일반적으로 100mg을 처방하는 것과 달리 메트포르민과 스타틴은 환자마다 처방하는 약제의 치료강도와 용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분석한 결과, 스타틴 복용 시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했지만 위암 예방과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인보다는 위암 환자가 스타틴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아스피린과 메트포르민 복용 등을 보정해 분석한 스타틴 복용군의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비복용군과 비교해 △182.5cDDD 미만군 34% △182.5~365cDDD군 18% △365~547.5cDDD군 30% △547.5cDDD 이상군 38% 의미 있게 낮았다.

메트포르민, 당뇨병 환자서 비복용군 대비 생존 혜택

이번 분석에서 당뇨병 환자는 메트포르민 치료와 관계없이 비당뇨병인 성인보다 위암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이 높았다. 

당뇨병 환자 중 메트포르민 복용군은 비당뇨병인 성인 대비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만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메트포르민 복용군의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하는 용량-반응관계(dose-response manner)가 관찰됐다. 

구체적으로 아스피린과 스타틴 복용 등을 보정해 평가한 메트포르민 복용군의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비복용군보다 △182.5cDDD 미만군 35% △182.5~365cDDD군 33% △365~547.5cDDD군 46% △547.5cDDD 이상군 68% 유의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메트포르민과 위암 발생은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암병기 자료 연계한 후속연구로 환자에게 도움 줄 수 있을 것"

이번 결과는 위암 환자가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으로 인해 아스피린, 스타틴, 메트포르민 등을 처방받은 경우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으므로 안심하고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한다. 

신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위암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치료제나 항당뇨병제를 복용하도록 권했을 때 혹시라도 암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해 복용하지 않겠다는 환자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결과에서 위암 환자는 아스피린, 스타틴, 메트포르민으로 오히려 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위암 환자는 세 가지 치료제를 처방받았다면 걱정 없이 잘 복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 아스피린은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위험과 이득을 고려했을 때 절대적인 위암 예방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도록 권장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 가지 치료제가 암에 대한 화학적 예방 약제로 투약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비용과 추적관찰 등의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작위 연구가 진행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는 "세 가지 치료제를 화학적 예방 약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작위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하지만 암은 일반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단기간에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약사에서 연구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인 측면에서 향후 암병기 자료를 연계한 후속연구를 진행한다면 위암 환자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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