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인자 수치 50% 개선…면역 조절 T세포 3배 이상 높아져
연세의대 권호근 교수, "미생물 신약 개발 가능 플랫폼 기대"

연세의대 미생물학교실 권호근 교수(왼쪽)와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임신혁 교수
연세의대 미생물학교실 권호근 교수(왼쪽)와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임신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염증성 피부질환 치료에 있어서 프로바이오틱스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세의대 권호근 교수(미생물학교실)와 포항공대 임신혁 교수(생명과학과), 이뮤노바이옴(주) 연구팀은 아토피·접촉성 피부염에서 항염증성 장내공생미생물(프로바이오틱스균)이 염증인자를 크게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F 10.228)'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근 장내 미생물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과 질환과의 연관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소화기질환뿐만 아니라 호흡기질환, 감염질환, 암, 대사질환(비만, 당뇨) 심장질환, 정신과적질환(우울증, 치매)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림1) IRT5 투여군에서 아토피 피부염 유발인자(lgE, IL-4)와 접촉성 피부염 유발인자(IL-1β, IL-6) 모두 대조군 대비 50% 정도 낮게 나타났다.
(그림1) IRT5 투여군에서 아토피 피부염 유발인자(lgE, IL-4)와 접촉성 피부염 유발인자(IL-1β, IL-6) 모두 대조군 대비 50% 정도 낮게 나타났다.

특히, 아토피·접촉성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 알레르기 질환의 경우 환자의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염증 반응을 유도해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한 염증성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마우스에서 장 유래 면역세포를 분리해 다양한 장내 미생물과 배양한 후 이를 면역학적 특성에 따라 분류했다. 

이렇게 분류된 장내 미생물 중 면역억제 기능 균주를 다시 선별해 최종적으로 항염증 기능을 가진 장내 미생물 조합 5종(IRT5), △Lactobacillus casei △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reuteri △Bifidobacterium bifidum △Streptococcus thermophiles를 찾았다.

연구팀은 IRT5의 효용성 평가를 위해 집진드기를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과 접촉성 피부염 동물모델에서 염증성 피부 알레르기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결과, IRT5 투여군에서 염증세포의 조직 내 침투와 병리학적 면역 인자 등 모든 염증 인자 측정치가 대조군보다 50% 이상 개선됐다(그림1). 

아울러 염증 억제 면역세포인 면역조절 T세포는 대조군에서는 1.8%로 측정됐지만, IRT5 투여군은 7.5%로 3배 이상 높았다(그림2).

IRT5 투여군을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면역조절 T세포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IRT5 투여군을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면역조절 T세포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IRT5의 특이적 면역조절 기전 규명을 위해 무균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IRT5가 장내 특이적 이차 대사물질(Secondary metabolite)인 프로피온산(Propionate) 증가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가한 프로피온산은 면역조절 T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유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장내 미생물에서 염증성 알레르기 질환을 제어할 수 있는 미생물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호근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면역 조절성 평가부터 면역조절 물질 발굴 및 기전 규명까지 일련의 과정을 확인했다"며 "다양한 장내 미생물의 면역조절 기전연구에 관한 기준점을 제시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면역질환에서 장내 미생물의 면역조절 능력에 기반을 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