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 '국내 코로나19-에크모 심포지엄'에서 국내 레지스트리 결과 발표
다변량 분석 결과, 나이-사망 연관성 사라져…기계환기~에크모 시행 7일 초과 시 사망 위험 증가
손 교수 "나이-에크모 사망 위험 연관성 결론 내리기에는 통계적 힘 부족…추가 데이터 분석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령인 코로나19(COVID-19) 환자의 사망 위험이 높다고 보고되지만, 에크모(ECMO)를 시행한 환자에서는 나이와 사망 위험 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크모에 대한 국내 레지스트리를 분석한 결과, 에크모 운용 후 사망한 코로나19 환자군의 평균 나이가 생존한 환자군보다 의미 있게 높았지만 다변량 분석에서 이 같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흉부외과)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질병관리청 주관으로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2차 국내 코로나19-에크모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에크모의 국내 레지스트리 연구 결과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는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2차 국내 코로나19-에크모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에크모의 국내 레지스트리 연구 결과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천대 길병원 손국희 교수는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2차 국내 코로나19-에크모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에크모의 국내 레지스트리 연구 결과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심포지엄 강의 화면 캡처>

본 연구는 코로나19로 인해 호흡부전 및 심부전이 발생해 에크모를 시행한 환자의 임상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레지스트리를 구축하고 검체를 확보하며, 코로나19 특화 에크모 지침 마련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확보하고자 질병관리청 학술용역으로 진행됐다. 연구 기간은 2020년 6월부터 12월까지다.

국내에서는 11월 24일 기준 28개 의료기관에서 84명의 환자가 코로나19로 에크모를 시행했다. 이 중 21개 의료기관에서 에크모를 받은 61명 환자가 이번 레지스트리에 포함됐다.

21개 의료기관은 전국에 포진하고 있어 지역 편차가 적고, 참여를 거부한 환자를 제외하고 대다수 등록해 국내 상황을 대표하는 레지스트리로 평가된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환자군의 특징을 보면, 남성이 70.4%로 여성보다 많았고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6.56kg/㎡, 평균 나이는 62.38세였다. 대다수 환자가 내과에 입원해 흉부외과 협진으로 이어졌고, 입원부터 협진까지 기간은 평균 6.22일이 걸렸다.

에크모 치료 후 예후를 분석한 결과, 47.5%(29명)가 생존해 퇴원했다. 입원 중인 환자는 8.2%(5명)였고 환자 1명(1.6%)은 에크모를 가동 중이었다. 에크모 운용 중 사망한 환자는 36.1%(22명)였으며, 에크모를 위닝(weaning)한 후 사망한 환자는 4.9%(3명)를 차지했다. 사망을 예견한 상태로 다른 병원으로 전원된 환자는 1명(1.6%)이었다. 

에크모 시행 후 사망군, 생존군보다 평균 나이 높아

먼저 에크모 시행 후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찾고자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군(사망군)과 생존한 환자군(생존군)을 분류해 비교한 결과, 평균 나이는 각 66.04세와 59.66세로 사망군의 나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P=0.018). 

하지만 △남성 △신장 △체중 △BMI △흡연력 또는 △ACEI △알도스테론길항제 △ARB 치료 등에 따라서는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

사망군과 생존군의 과거력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한 비율이 사망군에서 의미 있게 높았고(48% vs 20.6%; P=0.026), 입원 당시 검사 결과는 사망군이 생존군 대비 염기과잉(base excess) 수치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3.90mEq/L vs -1.13mEq/L; P=0.016).

에크모와 관련된 사망의 위험요인은 기계환기(ventilation)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기간으로, 사망군이 생존군보다 더 길었다(5.96일 vs 2.31일; P=0.029). 이와 함께 에크모 시행 전 심박수가 사망군에서 의미 있게 빨랐으며, SOFA 점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에크모를 받는 동안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시행률은 사망군이 61.5%로 생존군(23.5%) 대비 유의하게 높았고(P=0.003), 합병증으로 위장관 출혈(15.4%) 또는 신경학적 합병증(19.2%)은 사망군에서만 보고됐다. 

다변량 분석 결과, 나이-사망 연관성 없다?

이를 바탕으로 Cox 회귀분석을 통해 에크모 시행 후 사망 위험요인에 대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한 결과, 일관되게 나이와 사망 위험 간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Cox 회귀분석을 통해 에크모 시행 후 사망 위험요인에 대한 다변량 분석 결과.
▲Cox 회귀분석을 통해 에크모 시행 후 사망 위험요인에 대한 다변량 분석 결과. <심포지엄 강의 화면 캡처>

우선 △나이 63세 미만 △SOFA 점수 11점 이상 △기계환기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7일 초과 등 세 가지 요인에 대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 의하면, 기계환기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7일 초과한 경우만 사망 위험이 2.82배 유의하게 높았다. 이와 달리 다른 요인과 사망 위험의 연관성은 없었다. 

또 △나이 63세 미만 △당뇨병 △기계환기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7일 초과 등에 대한 다변량 분석에서는 나이를 제외하고 각 3.83배, 5.85배 유의하게 사망 위험이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네 가지 요인에 대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됐다. 

△나이 63세 미만 △당뇨병 △기계환기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7일 초과 △SOFA 점수 11점 이상 등에 대한 다변량 분석에서 나이를 제외하고 각 요인의 사망 위험이 4.97배, 4.36배, 2.35배 의미 있게 상승했다.

아울러 △나이 63세 미만 △당뇨병 △기계환기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7일 초과 △에크모를 받는 동안 CRRT 진행 등도 나이만 사망과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각 2.86배, 6.68배, 3.42배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젊은 연령에서 에크모 시행 동안 사망 사례 있어"

결과를 종합하면, 에크모 운용 후 사망 위험은 기계환기에서 에크모 시행까지 7일을 초과하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을 동반하거나 에크모 운용 중 CRRT를 진행하면 사망 위험이 의미 있게 상승했다.

그러나 나이는 사망군과 생존군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Cox 회귀분석에서는 에크모 운용 후 사망 위험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없었다.

손 교수는 "아직 나이와 에크모 운용 후 사망 위험간 연관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통계적인 힘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이번 달 31일까지 데이터를 모두 모은 후에 다시 한번 결론을 내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면밀한 분석을 통해 에크모 운용 후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위험요인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아직 나이에 대해서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힘들지만, 젊은 연령에서 에크모를 시행하는 동안 짧은 기간에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다. 젊은 연령에서 동반될 수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에크모 관련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에크모 관련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레지스트리에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가 등록돼야 한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사망자뿐 아니라 생존자에 대한 레지스트리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과 다른 질병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19 생존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어떤 합병증이 발생하는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코로나19 생존자 레지스트리를 만들어 생존자들이 어떤 합병증을 앓는지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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