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에크모 치료 관한 온라인 심포지엄' 28일 개최
전남대병원 정인석 교수, 국내 19개 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받은 환자 47명 분석
미국·프랑스보다는 사망률 높지만 기존 연구와 비교해 비슷한 치료 성적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최중증 코로나19(COVID-19) 환자에게 적용하는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ECMO) 치료에 대한 국내 중간 성적표가 공개됐다.

국내 19개 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4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프랑스에서 보고한 사망률보다는 높지만, 기존 호흡기질환 관련 국외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치료 성적이 비슷했다.

전남대병원 정인석 교수(흉부외과)는 28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개최한 '국내 코로나19 환자에서의 에크모 치료에 관한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COVID19-ECMO 적용기준 분석 및 국내 Data 바탕 권고 기준 제안 및 고찰'을 주제로 강의했다. 심포지엄 화면 캡쳐.
▲전남대병원 정인석 교수(흉부외과)는 28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개최한 '국내 코로나19 환자에서의 에크모 치료에 관한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COVID19-ECMO 적용기준 분석 및 국내 Data 바탕 권고 기준 제안 및 고찰'을 주제로 강의했다.

전남대병원 정인석 교수(흉부외과)는 28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개최한 '국내 코로나19 환자에서의 에크모 치료에 관한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COVID19-ECMO 적용기준 분석 및 국내 Data 바탕 권고 기준 제안 및 고찰'을 주제로 강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에크모 치료받은 국내 환자, 병원 내 사망률 38.3%

국내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2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내 21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50명에게 에크모 치료가 진행됐다. 이 중 19개 병원 47명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고, 에크모 치료 후 생존 여부, 환자 나이, PF ratio를 기반으로 에크모 이탈 및 사망에 영향을 미친 인자 등을 평가했다.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의 평균 나이는 62.7세였다. 에크모 치료 전 평균 PF ratio는 82.6mmHg였고, 저산소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엎드려 누운 자세인 복와위(prone position)를 시도한 환자는 9.1%(4명)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잠복기(incubation)부터 에크모 치료 시작까지 평균 시간은 74.4시간이었고, 병원 내 사망률은 38.3%(18명)로 조사됐다.

2020년 2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내 21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50명에게서 에크모 치료가 진행됐고 이 중 19개 병원 47명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에크모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38.3%로 조사됐다. 심포지엄 화면 캡쳐.
▲2020년 2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내 21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50명에게서 에크모 치료가 진행됐고 이 중 19개 병원 47명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에크모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38.3%로 조사됐다. <심포지엄 강의 화면 캡쳐>

에크모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의 장기부전 상황을 보면, 심장침범 2명, 신장침범 5명, 다장기침범 5명에게서 나타났고, 패혈증은 8명에게서 보고됐다. 

기계호흡 전 22명은 고유량 비강 캐뉼라 산소 투여법(HFNC)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26명은 덱사메타손으로, 2명은 렘데시비르로 치료받았다.

에크모 치료 후 사망 위험인자 '다장기침범·에크모 모드 전환'

이를 토대로 에크모 치료 후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평가한 결과, 나이는 사망 위험인자가 아니었다. 

에크모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나이는 생존자 60세, 사망자 65세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P=0.11). 이와 함께 70세 이상의 고령도 사망 위험인자가 아니었다(P=0.21). 연구에서 확인한 70세 이상의 코로나19 환자는 총 11명이었다. 

아울러 에크모 전 PF ratio는 생존자 92mmHg, 사망자 78mmHg였고(P=0.59), 기도삽관 후 에크모 시작까지 각각 69시간, 81시간이 소요됐다(P=0.62). 이 같은 생존자와 사망자간 차이는 모두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유의한 사망 위험인자로는 다장기침범, VV(Veno-Venous) 에크모에서 VA(Veno-Arterial) 또는 VAV(Veno-Arterio-Venous) 에크모로 모드 전환이 지목됐다. 

다장기침범 소견은 생존자보다 사망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고(P=0.02), VV로 시작했으나 패혈증 또는 심장 문제로 인해 VA 또는 VAV 에크모로 변경한 환자는 모두 사망했다(P=0.02). 

시기별 사망자 발생률은 2~4월에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처음으로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2~3월을 기준으로 초기 기간과 최근 기간으로 나눠 에크모 치료 환자의 사망 여부를 평가한 결과, 초기에 사망자 수가 더 많았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P=0.35). 

그는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결과를 요약하면, 에크모 치료 전 다장기침범 발생, 치료 과정에서 에크모를 VV에서 VA 또는 VAV로 전환한 경우가 유의한 사망 위험인자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고령의 나이와 에크모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PF ratio는 사망 위험인자가 아니었다. 아울러 다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에크모 치료 전 복와위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적용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국내 에크모 치료 성적, 다른 연구 결과와 '비슷'

정 교수는 이 같은 국내 데이터와 신종인플루엔자 A(H1N1),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MERS), 성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다른 국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현황 등에 대한 논문들을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했다.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성적을 평가한 결과, 중국보다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생존율이 높았다. ELSO, CESAR, EOLIA, H1N1 연구와는 통계적 차이 없이 비슷했다. 심포지엄 화면 캡쳐.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성적을 평가한 결과, 중국보다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생존율이 높았다. ELSO, CESAR, EOLIA, H1N1 연구와는 통계적 차이 없이 비슷했다. <심포지엄 강의 화면 캡쳐>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우리나라가 38.3%였지만, 코로나19 초기에 발표한 중국 연구 결과는 65%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세계에크모학회(ELSO) 등록연구는 44.3%, 중증 ARDS 환자를 대상으로 한 CESAR 연구와 EOLIA 연구는 각각 36.7%와 35.5%, H1N1 연구는 29.7%의 사망률을 보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성적을 평가한 결과, 중국보다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생존율이 높았고(P=0.04), ELSO, CESAR, EOLIA, H1N1 연구와는 통계적 차이 없이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발표된 프랑스, 미국 결과와 비교하면 에크모 치료를 받은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은 높은 경향을 보였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에크모 치료를 받은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평균 나이는 중국 연구 결과와 비슷했지만, 다른 연구보다는 의미 있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PF ratio도 우리나라가 다소 높은 것처럼 보였으나 다른 연구 결과들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는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관련 사망률은 미국, 프랑스와 비교해 다소 높았다"면서도 "그러나 기존 연구 결과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60세 이상의 비교적 고령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치료 성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수용 범위 벗어난 에크모 치료 필요한 환자 발생 준비해야"

이번 결과를 근거로 정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에크모 치료전략을 제안했다. 에크모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다학제적 접근을 진행한다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결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치료 결과는 국외 또는 다른 등록연구 결과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성적임을 확인했다"면서 "무분별한 에크모 치료는 경계해야 하지만, 임상에서 주로 내과 의료진이 갖고 있는 막연한 에크모 치료에 대한 거부감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에크모 치료는 감염내과, 중환자의학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등의 전문의로 구성된 다학제팀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코로나19뿐 아니라 모든 적응증에서 에크로 치료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저산소증 또는 저관류현상에 의해 장기부전이 의심되기 전에 에크모를 적용해야 치료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병원 수용 범위를 벗어난 에크모 치료 환자 발생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수용 범위를 벗어난 에크모 치료가 필요한 환자 발생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 시기에는 에크모 치료 시작에 대해 보다 엄격한 환자 상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병원 간 환자 이송, 장비 이동 등을 파악하고 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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