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질환 중 경계성 질환 상급종병서 진료해야
경증질환 중 경계성 질환 상급종병서 진료해야
  • 신형주 기자
  • 승인 2020.10.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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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진료 진단코드 개선과 복합상병 인정돼야
경증질환 환자 비율 정신건강의학과·내분비내과 순으로 많아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이달부터 상급종합병원들이 경증 100개 질환에 대해 외래진료를 할 경우, 종별가산과 의료질 수가 적용이 폐지 및 본인부담율 100%  적용되는 대신, 통합진료 및 중환자실 수가 인상 및 의뢰·회송 수가 대상을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된다.

이번 조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함께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에서 고혈압·당뇨 및 결막염, 급성 인두염·급성·만성 소화성 궤양 등 경증질환을 진료했던 진료과 입장에서는 진료 축소 및 진료 수입 악화와 환자와의 갈등 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본지는 상급종합병원 경증진료 제한과 관련해 경증질환을 진료하고 있는 진료과들이 새로운 제도에 어떻게 적응하고,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짚어봤다.

上.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상급종병 경증진료 제한 의미
下. 경증질환 진료과 환자들과 경영진 이중 압박에 몸살

경증질환이라고 모두 같은 것은 아냐
보건복지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100개 경증질환에 대해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할 경우, 환자 본인부담율을 기존 60%에서 100%까지 상향조정한 가운데, 상급종합병원들은 경증질환 진료 비율을 맞추기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 중이며, 대체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경증질환을 진료하는 진료과 의료진들은 일률적인 잣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의료진들은 100개 경증질환 중 경계선이 모호한 질환들이 있어 경증으로 보느냐, 중등증 이상으로 보느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진단코드 자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이비인후과의 경우 만성중이염이라고 경증인지, 중증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경증과 중증을 일률적으로 나누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의료진들은 그동안 사용됐던 진단코드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A 이비인후과 교수는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상급종합병원의 경증질환 제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과거부터 사용되는 진단코드에 대한 개선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A 교수는 "경증질환이 포함돼 있는 각 학회 차원에서 현재의 진단코드를 면밀히 분석해 중증질환 케이스가 있는 경증질환에 대해서는 진단코드 조정 작업을 해야 한다"며 "현재 명시된 100개 경증질환을 금과옥조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 B 내과 교수는 이번 경증질환 제한으로 인해 질병 빅데이터 왜곡 현상이 일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 교수(내과)는 "명확한 단순 경증의 경우는 당연히 동네병의원으로 회송하는 것이 맞지만 경계선에 있는 경우는 경증질환이 아닌 중증질환 코드로 잡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오버코드로 인해 정확해야 할 질병 통계 데이터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C 교수(내분비내과)는 "경증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이 당뇨와 고혈압이지만 두 질환은 특성상 단순한 질환부터 합병증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까다롭다"며 "같은 당뇨라고 하더라도 상급종합병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잣대로 동네의원으로 회송해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오버코드 및 경증과 중증 경계선에 있는 환자 진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복합중증질환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중증질환이 있으면서 경증질환으로 분류된 질환이 동반된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D 교수(내과)는 "그동안 당뇨병의 심각성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경증이라고 치부할 경우 당뇨병 관리에 대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며 "합병증이 없는 일반 당뇨는 동네의원에서 봐야 하지만, 중증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일반 당뇨환자라도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복합중증질환 개념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서울대병원의 개념은 경증질환을 진료하는 다른 진료과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복합상병 도입 주장과 맞닫아 있다.

즉, 상병코드는 당뇨병이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복합상병 코드를 만들어 일반적인 경증질환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증질환을 진료하는 진료과 의료진들은 환자들과의 관계도 우려하고 있다. 

E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정신과의 경우 단순한 우울증부터 위험한 상황에 있는 환자까지 다양한 환자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단순 우울증으로 코드를 잡아 회송할 경우 환자들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며 "병원차원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경증 비율을 낮추기 위해 회송을 강조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불만도 그만큼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경증질환을 진료하는 의료진들은 현재의 진단 코드로서는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정책에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현재의 진단코드를 각각 학회들이 의견을 모아 개선작업을 해야 하며, 복합상병 인정을 통해 경증질환 중 상급종합병원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래 중 정신건강의학과·내분비내과 경증환자 많아
한편, 상급종합병원들은 현재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충족 및 경증질환 제한에 맞춰 경증질환 비율을 낮추기 위한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중 3곳의 경증환자 상위 10개 진료과 중 경증환자가 가장 많은 진료과는 정신건강의학과였으며, 다음으로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순이었다.

F 상급종합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와 내분비내과의 경증환자 비율은 각각 16.9%와 8.1%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G 상급종합병원 역시 두 진료과의 비율은 각각 24.3%와 7.0%였다.

H 상급종합병원은 비율이 더 높아 각각 32.3%와 8.2%를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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