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연구팀, 측정모델 개발 결과 'Chronobiology International'에 발표
일주기 리듬 이용해 수면, 기분, 내분비대사 및 질환과의 연관성 파악 용이할 것

세종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시간유전자 발현 기계학습을 통해 일주기리듬을 간편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고안돼 화제다.

세종충남대병원 조철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고려의대 금동호 교수(의과학과)·이헌정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성신여대 이택 교수(융합보안공학과)와 공동으로 '시간유전자 발현 기계학습을 통한 간편 일주기 리듬 측정 모델 개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Chronobiology International'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은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낮과 밤의 하루 주기에 맞춰 생물체의 생리 대사와 관련한 유전자들의 발현이 조절되는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를 말한다.

1970년대 이후 생체시계의 개념이 점차 밝혀지면서 기분장애, 수면장애, 내분비대사장애 등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교대근무나 불규칙한 생활, 빛 공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주기 리듬이 교란되고 이것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면 기분장애, 내분비대사장애, 암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2017년에는 생체시계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이 발견되기도 했다.

생체시계 유전자의 분자 네트워크는 사람의 중추 생체시계가 위치한 시상하부의 시신경교차상핵(SCN)에서 통제하고 동시에 다양한 말초 기관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독자적인 일주기 리듬 패턴을 갖고 주기적으로 발현되는데, 시간 유전자(clock gene)들은 유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내적 일주기 리듬 측정을 위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내적 일주기 리듬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보통 48시간 이상에 걸쳐 여러 번의 측정을 한 뒤 일주기 리듬 변환 분석을 해야 하는 탓에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여러 가지 시간유전자들이 각각 고유의 일주기 리듬을 보이며 이것의 조합을 기계학습을 통해 대략의 일주기 리듬 위상을 맞출 수 있다고 가정했다. 

48시간 동안 최소 8~10회 측정하는 기존의 번거롭고 복잡한 방법보다는 단 한 번으로 일주기 리듬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실제 사람의 모근 세포(hair follicle cells)를 48시간 동안 총 10회 채취해 각 시간대의 시간유전자 10가지의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기계학습을 통해 이 중 총 5가지의 시간유전자(CLOCK, CRY2, NPAS2, NR1D2, PER1, and PER3) 발현의 조합을 통해 약 3시간가량의 오차범위 하에서 사람의 내적 일주기 리듬 위상(circadian rhythm phase)을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 추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사람의 생체시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제껏 복잡한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간편 측정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일주기 리듬의 상태와 교란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다양한 사람들 특히, 취약한 집단의 내적 일주기 리듬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한 수면·기분·내분비대사 등 다양한 생리적 상태나 질환 등과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일주기 리듬의 교란을 파악해 생활습관 개선이나 특정 약물 사용으로 신속하고 적절하게 일주기 리듬을 정상화시키는 치료적 개입 등의 적용 사례도 기대했다.

조철현 교수는 "시간유전자나 호르몬의 연속적인 측정 수치를 이용해 일주기 리듬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연구와 치료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간편하고 신속하게 일주기 리듬을 측정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험과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고 향후 많은 사례 확보와 계절의 변화, 연령의 차이 등을 고려해 표준이 될 만한 일주기 리듬 레퍼런스 데이터를 만들고 그에 따른 일주기 리듬의 간편 측정과 교란 여부 파악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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