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성모 안상준 교수·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이철진 전문의 연구팀, 리뷰 논문 발표
감염으로 비만 발생하거나 비만으로 감염 발생 또는 악화될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감염병과 비만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의료계 의견이 제시됐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안상준 교수(신경과)와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이철진(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기존 관련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감염으로 비만이 발생하거나 비만으로 감염이 발생 또는 악화될 수 있었다. 즉 감염이 비만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의미다.

실제로 감염은 비만의 원인 중 하나로 증명됐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감염균 백신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비만에 의한 면역력 저하는 다양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 이미 증명됐다.

국제성모병원 안상준 교수와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이철진 전문의(왼쪽부터)
국제성모병원 안상준 교수와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이철진 전문의(왼쪽부터)

안상준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급증하는 비만에 의해 전세계적 집단 면역력이 저하되면 감염에 의한 전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며 “일례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전에는 증거가 없었지만, 이후 비만과 인플루엔자 발병률 및 심각도가 연관됐다고 증명된 것도 비만의 대유행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현재 비만을 유도한다고 알려진 감염성 병원체는 아데노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장내 바이러스, 장내 미생물, 기생충 등이 있다. 이러한 병원체의 감염은 인체에 만성 염증을 초래해 비만을 악화시킨다. 이와 함께 나쁜 식습관이 더해지면 장내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의 변화를 촉진해 만성 염증 반응을 일으켜 비만을 가속화시킨다. 

반대로 비만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논문에 따르면 비만 자체가 만성염증이고 증가한 지방세포가 만성염증을 악화시켜 면역력을 감소시킨다. 비만과 동반된 당뇨병·수면무호흡증·위식도 역류질환 등으로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줄어든 항원반응과 자연살상세포·대식세포 등의 감소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대한 저항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도 확인된 사실로 신종플루 사태 당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비만이 입원과 사망의 주원인이라고 적시했다. 또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비만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은 2.74배, 입원할 확률은 2.9배 높았다.

안상준 교수는 "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비만한 사람에서 A형 독감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 효과가 적었고 백신 효과도 감소했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져도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백신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와 비만과의 관련성에 대한 보고서는 없지만 2020년 1월 1~20일 중국 우한의 진인한병원에 입원한 환자 99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 비만, 고령,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사망률이 증가했다. 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을 살펴보면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이 있는 환자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안 교수는 "비만과 감염은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만성염증 증가에 따라 면역력이 저하되는 기전”이라며 “향후 비만 치료 및 예방에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비만 백신 개발과 건강한 장내 미생물 유지와 연관된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 비만 감소와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리뷰 논문은 ‘비만과 감염의 연관성’이라는 제목으로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지난달 27일 게재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