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자문형 도입에도 입원 기반 호스피스 완화의료서비스 이용 중심
가정에서 '의료적 니즈' 충족될 수 없는 환경적 측면 극복 선행돼야 할 것

사진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가정형과 자문형 호스피스·완화의료가 도입됐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입원기반 중심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스피스 서비스 제도의 충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환자들이 실제 지역사회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적인 측면이 더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호스피스·완화의료서비스 제도개선 방안; 유형간 연계 강화 및 환자중심의 통합적 이용활성화 방안(연구책임자 오주연 연구위원)'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호스피스는 입원형(2015년 7월 도입), 가정형(2016년 3월 도입), 자문형(2017년 8월 도입) 서비스로 구분되는데 이 중 입원형을 제외한 가정형 및 자문형은 현재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 중이다.

특히, 자문형의 경우 입원형과 외래형으로 또 나뉘기 때문에 총 4가지의 유형(입원형, 가정형, 입원자문형, 외래자문형)이 존재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입원기반 서비스'는 △입원형 호스피스와 △입원자문형 호스피스로, '외래기반 서비스'는 △가정형 호스피스와 △외래자문형 호스피스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유형은 도입 시기가 달라 세 유형이 모두 시작된 2017년 8월 이후의 데이터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타당하나 이번 연구에서는 가정형이 도입된 2016년을 기준으로 가장 최근의 자료 확인이 가능한 2019년 3월까지를 분석 기간으로 설정했다.  
 

'입원형' 서비스 매년 감소하는 추세 보였으나

'입원자문형'과 '연계이용'까지 보면 의존율 여전

우선, 생애말기환자가 처음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2016년부터 2019년 3월까지 입원형 호스피스로 확인됐다.

단, 신규 환자의 입원형 비중은 2016년 94.1%에서 2017년 88.5%, 2018년 75.6%, 2019년 3월 70%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이는 새로운 제도의 유입, 즉 자문형 서비스로 호스피스를 처음 이용하는 환자의 비중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한 심평원 연구팀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호스피스 유형을 입원과 외래 기반으로 분리할 경우, 입원형과 입원자문형의 비중 합계가 2016년 94.1%, 2017년 92.8%, 2018년 90.9%, 2019년 3월 88.8%로 나타나 입원하에서의 서비스 접근이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기반이 입원형을 중심으로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생애 첫 단독이용 호스피스 서비스 유형 이외에도 연계이용 유형별 현황과 이용자의 사망 장소를 함께 살펴보면 입원기반 의존율이 여전히 높다는 게 더 명확해진다.

단독이용인 '입원형' 및 '입원자문형'의 비중 합계는 2016년 92.1%, 2017년 88.7%, 2018년 81.5%로 꾸준히 줄어든 반면, 연계이용의 유형에서 '입원형+입원자문형'의 비중은 2017년 1.9%, 2018년 6.5%로 증가해 결국, 입원형태로만 호스피스를 이용한 2018년 환자의 비중이 2016년에 비해 4.1%p(92.1%→88%) 감소에 그친 것.

호스피스 서비스 연계이용 유형별 현황
호스피스 서비스 연계이용 유형별 현황

다른 연계이용의 경우에도 입원형 혹은 입원자문형이 포함된 유형은 대부분 비중 증가율이 높았다.

호스피스 이용자의 사망장소 확인 결과, 2018년 기준 97.5%가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연계이용 포함).

다만, 가정형만 단독으로 이용한 환자들의 40.8%가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명 중 6명은 사망시점에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의료기관에 재입원해 임종을 맞이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호스피스 자원 배분 등 인프라 부족
지역사회와의 연계체계 강화 노력 필요

이와 관련 연구팀은 자문형 호스피스의 도입은 신규 호스피스 이용자 확대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긴 했으나, 연계이용의 측면에서는 입원기반의 호스피스 이용을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이 비중을 유지하는 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심평원 오주연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호스피스 자원배분 등 전반적인 인프라가 부족해 입원형 중심으로 설정돼 있는 환경 하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며 "입원과 외래, 또는 입원과 가정의 형태로 지역사회와의 연결 지점을 찾기에는 여전히 더 많은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호스피스 서비스 제도의 충분성과 필요성 보다는 환자들이 실제 지역사회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적인 측면이 더 선행돼야 함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라는 것이다.

오 연구위원은 "당장의 돌봄문제 해결 없이 지역사회로 이동할 수 없고, 임종이 임박해지는 가족을 보며 의료적 니즈가 가정에서 충족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재택임종의 비중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 연구위원은 지역사회와의 연계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가정형의 경우에는 간호인력에 의한 활동이 주가 되는 현 상황을 개선해 호스피스팀에 의한 활동 및 종합적인 계획수립·관리 등을 할 수 있도록 수가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보의 연계가 우선시돼야 하는데 우리도 영국처럼 응급실 구급대원까지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공유하려는 시도는 반영할 만하다"며 "일본과 같이 다양한 가산 수가를 신설하는 등 의료와 복지의 연계 이전에 의료체계 내에서의 연계가 선행돼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이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환자가 여러 형태의 호스피스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므로 환자단위에서의 현황 진단 등을 통해 개선방향을 설정하는 등 환자중심의 평가지표 개발이 있어야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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