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혈관중재학회, 급성 심근경색 환자 대상 설문조사 진행
60% 이상 재발 불안감 호소…재발 의심 시 구급차 활용 생각 못 하는 환자 18%
조사 결과 토대로 급성 심근경색 재발 방지 위한 교육용 책자 개발

건국대 충주병원 최웅길 교수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0일에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건국대 충주병원 최웅길 교수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높지만, 많은 환자가 재발 예방을 위한 관리전략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한심혈관중재학회(이사장 한규록)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재발 예방 관련 인식을 높이고자 교육용 책자를 개발하는 등 대국민 인식개선 사업에 팔을 걷었다.

건국대 충주병원 최웅길 교수(심장혈관내과)는 9~1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동계학술대회(KSIC 2020)'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0일에 발표했다.

건국대 충주병원 최웅길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건국대 충주병원 최웅길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번 설문조사는 학회가 대국민 인식개선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사전단계로 기획돼, 기획위원회와 홍보위원회 주관으로 시행됐다. 

설문조사는 △급성 심근경색 발병 현황 및 태도 △질환 및 생활습관별 급성 심근경색 태도 등으로 나눠 진행했다. 

전국 20개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총 230명(남성 162명, 여성 68명)이 참여했고 65세 이상이 130명이었다. 서울 및 수도권 환자는 120명이었고, 5년 이내에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160명이었다.

심근경색 진단 당시 증상은 흉통이 87.8%로 가장 많았고 호흡곤란이 40.4%로 그 뒤를 이었다. △어지럼증(21.3%) △두근거림(13.0%) △식은땀(10.9%) △속쓰림(7.0%) 등 비특이적인 증상도 보고됐다.

치료법으로 97.2%가 관상동맥중재술을, 1.7%가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급성 심근경색 후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끼는 환자는 약 20%였고, 서울 및 수도권보다 그 외 지역의 환자들이 불편감을 호소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 '10명 중 6명 이상' 재발 불안감 느껴

▲급성 심근경색 재발 인식.

심근경색 재발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환자는 67.8%로 10명 중 6명 이상이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재발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86.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급성 심근경색 재발방지 정보 출처.
▲급성 심근경색 재발방지 정보 출처.

재발방지 정보는 10명 중 9명(90.9%)이 담당 의료진을 통해 받았지만 △TV·라디오 등 대중매체(27%) △온라인 매체(15.7%) △가족 또는 지인(16.5%)을 통한 정보 습득도 많았다. 

급성 심근경색 재발 의심되는 경우 취해야 할 행동. 학회 홈페이지 교육용 책자 캡쳐.
▲급성 심근경색 재발 의심되는 경우 취해야 할 행동.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홈페이지 교육용 책자 캡쳐.

재발이 의심되는 경우 82.2%가 119 또는 사설 구급차를 이용한다고 답했지만 △자가용으로 응급실로 간다(13.9%) △당일 외래 진료를 받는다(1.7%) △참았다가 다음 예약일에 외래 진료를 받는다(0.9%) 등 약 18% 환자가 구급차 활용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학회가 여러 통로를 통해 재발 예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이 의심되는 경우 취해야 할 행동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어떤 약 복용하나요?…13% "모릅니다"

약물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서는 97%가 급성 심근경색 후 복용 중인 약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약을 잘 복용하고 있다는 환자는 99.5%였지만, 13%는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 모른다고 답해 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복용하는 치료제는 항혈소판제가 8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질저하제(53%) △베타차단제(17.8%)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1.7%)가 뒤를 이었다.

▲항혈소판제 복용 시 주의사항 인지수준.

그러나 4명 중 1명은 항혈소판제 복용 시 주의사항을 인지하지 못했다. 주의사항을 안다고 응답한 환자는 58.0%였고, 모르는 편이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경우가 24.8%였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환자는 17.2%였다.

특히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환자 중 44.6%가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었다. 심근경색 주치의와 상의해 중단한 환자는 68.7%였지만, 수술 또는 시술의사나 본인의 판단에 의해 중단하는 경우도 각각 25.3%, 3.6%로 빈도가 높았다.

약물 중단은 심근경색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의사항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당뇨병 조절되는 환자, 고혈압보다 적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동반질환은 △고혈압 50% △고지혈증 42.6% △당뇨병 39.6%로 조사됐다. 

동반질환이 잘 조절되는지는, 고혈압의 경우 잘 조절된다는 응답자가 89.5%였다. 그러나 당뇨병은 잘 조절된다는 응답자는 75.9%로 고혈압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당뇨병 환자 중 절반(50.6%)만이 당화혈색소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고지혈증의 경우 잘 조절된다는 응답자가 82.6%였고, LDL-콜레스테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환자는 65.3%였다. 

2명 중 1명 "급성 심근경색 예방 교육 참여하겠다"

생활습관에 대한 조사에서는 현재 흡연자가 21.3%, 과거 흡연자가 49.6%였다. 음주의 경우 △거의 마시지 않는다 57.4% △거의 매일 마신다 5.7% △1주일에 2번 마신다 20.0%로 조사됐다. 

운동은 △거의 안한다 42.2% △1~2일 정도 한다 15.2%로, 대다수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운동부족을 보였다. 

급성 심근경색 후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기에 향후 환자를 대상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이 진행돼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급성 심근경색 예방 교육을 받은 경험자는 20.4%로 낮았지만, 교육 참여 의향률은 55.7%로 약 2배 더 많았다. 도움이 되는 급성 심근경색 예방 교육의 내용에 대해서는 △생활 개선 △응급상황 시 대처법이 높았고 △약물에 대한 설명 △중재술에 대한 내용 등도 포함됐다.

심혈관중재학회, 급성 심근경색 재발 방지 위한 교육용 책자 발간

급성 심근경색 교육용 책자.
▲급성 심근경색 교육용 책자.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학회는 급성 심근경색 재발 예방을 위한 교육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웅길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선진적인 의료 서비스, 사회제도 등이 필요하지만, 환자 스스로가 질병을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학회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보험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은 열심히 했지만, 상대적으로 환자 대상의 교육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급성 심근경색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용 책자를 발간했다. 총 45페이지로 급성 심근경색에 대한 정보와 함께 시술/수술·약물 투약·생활습관 체크리스트, 응급상황 시 대처법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최 교수는 "환자가 질병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환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하고, 최종적으로 여러 형태의 자료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첫발로 학회는 대국민 차원의 심근경색 재발 방지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이에 대한 교육용 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급성 심근경색에 대한 여러 정보를 담았다"면서 "향후 외래 진료나 생활 상담진료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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