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기승정 교수 "기존 도말검사보다 빠르고 정확"
검진 소요 시간 평균 3시간·민감도 74%·비결핵성 항산균 99% 걸러

기승정 교수.
▲기승정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결핵 초기 검진 때 기존 도말검사 대신 검진 성능이 뛰어난 자동화 분자검사인 'Xpert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남대병원 기승정 교수(진단검사의학과)가 지난 3년간(2014~2016년) 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를 찾은 폐결핵 의심 환자 3천여명을 분석한 결과, 기존 도말검사보다 Xpert 검사법의 검진 소요 시간이 짧고 검사 결과가 정확했다.

기존 도말검사에서는 객담을 슬라이드에 얇게 펴 발라 항산균을 염색한 후 현미경으로 결핵균을 관찰해 왔다. 

Xpert 검사는 검체처리, 핵산추출, 핵산증폭과정을 자동화한 분자검사로, 객담을 카트리지에 넣고 Gene Xpert라는 기기에 장착하면 2시간 이내 결핵진단과 리팜핀 내성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초기 진단검사로 시행하도록 촉구하고 있는 검사법이다.

기 교수가 검진 시간을 분석한 결과, Xpert 검사는 검체 접수부터 결과 보고까지 평균 3시간이 소요돼 도말검사(19시간) 보다 무려 16시간이나 빨랐다.

검체 채취 후 24시간 이내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보고충족률에서도 Xpert 검사가 96.3%로 도말검사(88.7%)보다 높았다.

검사 정확도를 나타내는 민감도는 Xpert 검사가 74.1%를 기록, 38.8%인 도말검사 보다 약 2배 더 많은 결핵균을 검출했다.

게다가 도말검사는 검체 채취 시간에 따라 민감도의 변화가 나타났으나 Xpert 검사는 시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Xpert 검사는 결핵균으로 오진할 수 있는 비결핵성 항산균을 거의 완벽에 가까운 98.9% 걸러냈지만, 도말검사는 69.1%에 그쳤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Xpert 검사의 정량 결과가 항산균 도말검사의 정량 결과와 상당히 일치했기에, 결핵 전파 위험이 높은 환자를 구별하는 데 Xpert 검사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결핵 여부를 판단해 치료법 등 신속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하는 초기 검진에서, 기존 검사보다 빠르고 정확한 검사 방법으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번 논문에 활용된 결핵 의심 환자 3천여명의 데이터는 일상적인 결핵 진단을 위한 Xpert 검사와 항산균 도말검사의 진단 성능을 비교·평가하는데 있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기 교수는 "Xpert 검사는 결핵 중위험 국가들의 일상적인 임상진료에서 폐결핵에 대한 1차 진단 검사로서 도말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며 "향후 Xpert 검사를 적절하게 사용해 감염성이 높은 폐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어 결핵퇴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지난 15일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실렸다(Am J Respir Crit Care Med 2019;199(6):78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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