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의대 박래웅 교수 의료정보학회 이사장

아주의대 박래웅 교수

아주대의대 박래웅 교수(의료정보학회 이사장)는 의학분야에서 빅데이터를 연구하는 국내 대표적 의료정보학자다.

박 교수는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의료정보의 무한한 가치를 전파하고 한국의 빅데이터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단순하게 보면 그가 하는 일은 의료데이터를 가공해 아직 밝혀내지 못한 새로운 정보를 찾는 것이다.

당장 빅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 중 하나로 임상의들의 최대 관심사인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꼽는다.

지금 RCT를 대체할 수 없지만 적어도 RCT가 할 수 없는 영역 즉, 효율성을 높여 결과를 예측하거나 부작용을 파악하는 일을 더 빨리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빅데이터 사업에 계속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수의 병원들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빅데이터를 관련된 부서를 만들고 인력도 대거 충원하고 있다. 이는 최근 한 3년 사이에 생긴 변화"라며 "특히 존슨앤존슨의 경우에는 RCT를 진행에 앞서 빅데이터 플랫폼을 돌려보고 가능성이 나오지 않으면 한 단계도 나아가지 않는다"며 빅데이터의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당뇨병약 부작용 관련 악재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상받은 대표적인 회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도 빅데이터 주도국으로서 기반을 만들어 빅데이터 산업을 키워야 하지만 정보접근성에 막혀 있는 경색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빅데이터 산업 성장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깊이 다룰 수 있느냐에 달렸는 데 그 점에서 보면 우리는 다룰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미국만 해도 무료데이터가 많고 구매해 사용하는 데이터도 많아 접근성과 분석기회가 많다. 이대로 가면 빅데이터 주도국의 역할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그가 우려하는 부분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법적 이슈가 너무 강력해 정보에 접근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국내 연구자가 자국 데이터가 아닌 외국 데이터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정보공개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고 정부도 정보 활용에 대한 지나친 강박을 갖고 있다. 선의의 사용을 가정하고 제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최악의 상황을 두고 제도를 만들고 있어서 아무도 쓸 수 없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래로 가다가는 자칫 빅데이터 주도국을 해외에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정밀의료를 향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 유용성은 정말 크다. 특히 최근에는 동서양의 유전자가 다르고, 임상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데 이런 부분을 빅데이터로서 해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는 최근 병원별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산자부 지원을 받아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을 운영 중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지 않고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는 병원 EMR 데이터를 익명화해 병원 내에 두고 외부 연구자들이 분석 알고리즘 또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각종 결과값만 제시해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환자정보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현재 41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분산형 빅데이터도 한계는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보다는 나은 방법"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한국이 의료의 질이 높아 글로벌 빅데이터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지금처럼 빅데이터 정보활용에 한계가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빅데이터 산업의 존재감이 없어질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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