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약 계열별 보험급여 가능할까?
당뇨병약 계열별 보험급여 가능할까?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8.10.14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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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책임 소재 불분명 현실적으로 불가능
당뇨병, 내분비, 내과학회 내부서도 이견 엇갈려
▲ 대한당뇨병학회 보험법위원회 세션 좌장을 맡은 전북대 박태선 교수, 광명성애병원 박석오 과장

당뇨약 급여기준을 단순화하기 위해 개별 약제 기준이 아닌 계열(class)로 묶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심평원, 식약처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고 전문가 단체인 관련 학회 내부서도 이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2월 1일부터는 새로운 병용기준이 급여 예고돼 있어 당뇨병 약제 급여기준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대한당뇨병학회 보험법제위원회가 13일 추계학술대회에서 당뇨병 약물의 급여기준 단순화 필요성을 주제로 각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해본 결과, 정부부처는 물론 전문가 단체간 팽팽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학회 보험위원회 간사인 울산의대 이우제 교수는 고혈압 약제와 달리 당뇨병약은 계열별 급여기준이 각기 다르게 설정돼 있다. 임상 현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이를 단순하게 묶을 필요가 있다며 주제를 던졌다.

특히 이 교수는 "DPP-4 억제제나 SGLT-2 억제제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의 허가기준은 모두 제2형 당뇨병으로 간단하게 기술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굉장히 복잡하고 길게 나열돼 있으며, 해당 약제의 임상연구를 그대로 옮겨 놓은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병용요법도 계열이 아닌 특정 성분명을 명시하고 있고, 이에 맞춰 급여기준도 따르다보니 굉장히 복잡하고 급여도 제각각으로 다르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급여기준을 계열로 통일하고, 또 특정 약물간 병용요법이 기허가됐다면 다른 모든 약물도 병용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런 제안에 복지부와 심평원 등은 애둘러표현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구미정 사무관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구미정 사무관은 의약품의 급여는 허가기준인 만큼 순서를 무시하고 허가기준에도 없는 부분을 급여로 허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기현 상근심사위원도 "급여기준이 복잡한 것은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심평원이나 복지부가 일부러 복잡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올바른 치료를 위한 것"이라면서 "식약처는 허가사항은 근거로 적응증을 추가한다. 제약사의 재산권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균관의대 김재현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 교수는 "식약처가 허가기준을 바꾸지 않았는데 학회가 이를 바꾸자고 하는 것은 향후 문제가 됐을 때 학회가 책임을 져야한다. 또한 대체 약물이 있는데 처방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급여기준을 단순화하자는 논리를 국민 입장에서 이해할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계열로 허가를 해준다면 당뇨약 개발 업체들이 연구도 투자로 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오히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정 발언은 몇년 전 시행된 DPP-4 억제제의 급여기준 확대의 문제점을 언급한 것으로 복지부와 심평원은 DPP-4 억제제가 9개로 늘어나자 일일이 급여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모두 계열로 인정해 급여를 해준 것이다. 이에 따라 허가사항도 없지만 급여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날 학회는 식약처 담당자를 패널로 초청했지만 국정감사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때문에 식약처 입장을 들어볼 수 없었지만 청중에서 식약처 소속 의사인 김지현 전문의가 참석해 기본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김 전문의는 "식약처 허가관련과 내에서도 당뇨병약의 허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봤지만 근거가 있어야 허가를 해준다는 게 기본적 맥락이다. 그래서 허가사항을 약제별로 다르게 일일이 나열하게 된 것이다. 식약처는 (안전성) 문제가 한 건이라도 터지면 책임을 떠않아야 하는 조직이다. 만약 의사가 책임질 수 있다고 하면 해줄 것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문가 단체 간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위원회 박경현 교수는 "당뇨병, 내과, 내분비 학회별로 의견이 각각 나가는 경우가 많고 견해도 달라 어려움이 있다. 학회 간 긴밀하게 토론할 것 같지만 다들 일이 많아서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심평원 서 위원은 "식약처를 설득하려면 확고한 논리와 지지기반이 있어야 한다. 안전성 유효성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는 부담이 크다. 게다가 현재 학회 간 학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다르게 나오는 상황이라서 복지부와 심평원이 월권해서 식약처에 이야기 하기는 더더욱 힘들다"고 피력했다.

또 "허가에 대한 책임은 식약처가 져야한다. 식약처 책임이 아니면 허가 내용이 단순해질 것이다. 또 허가 이후 적용증을 바꾸는 것도 전문가 단체에서 책임져줘야 가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당뇨병 계열별 급여기준에 대한 이견이 엇갈리면서 급여 단순화는 장기적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좌장을 맡은 전북의대 박태선 교수는 아반디아 사건으로 안전성이 강조된데다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신약이 나오고 있어서 화제가 되는 것 같다. 좀 더 시간이 걸릴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션에서는 다수의 제약사 관계자가 참석해 의견을 경청하면서 계열별 허가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에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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