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급여 확대 '근거' 두고 온도차 여전
SGLT-2 억제제 급여 확대 '근거' 두고 온도차 여전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5.13 05: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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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급여 확대 두고 11일 찬반토론 열려
찬성 "약물상호작용 없고 유효성 확인…모든 임상연구 없다고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
반대 "각 계열 약물 병용 조합 연구 하나라도 해야…근거 창출 조건부 급여 제안"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의 병용급여 확대를 두고 당뇨병 전문가들 간 온도차는 여전했다.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병용 조합 시 개별 약물이 아닌 계열(class)로 묶어 급여를 적용해 급여기준을 단순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임상연구를 통해 근거를 쌓아야 한다는 주장과 모든 임상연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다만 양 입장 모두 개별 약물 조합 간 임상연구를 전부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아울러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과 병용하고자 하는 다른 계열 약물 중 한 가지 이상 약물과의 병용요법 연구를 진행한 뒤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대한당뇨병학회는 9~1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제32차 춘계학술대회에서 항당뇨병제 병용급여 확대 이슈에 대한 찬반토론을 11일에 진행했다. 

계열별 병용요법, 약물상호작용·유효성·안전성 검증됐나?

SLGT-2 억제제 계열과 DPP-4 억제제 계열간 병용요법이 전면 급여화된다면 허가범위를 초과하는 병용요법까지 급여를 받는다. 논란이 되는 점은 아직 연구되지 않은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개별 약물 간 병용요법에도 보험급여를 적용해야 하는지다. 

병용요법의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약물상호작용이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 △병용에 따른 유효성이 일관되게 증가 △단독요법과 유사한 안전성 등을 충족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9~1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제32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1일에는 'Insurance coverage issue of anti-diabetic agents'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가 'Clinical application of pharmacokinetics and pharmacodynamics for health insurance'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9~1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제32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1일에는 'Insurance coverage issue of anti-diabetic agents'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가 'Clinical application of pharmacokinetics and pharmacodynamics for health insurance'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임상약리학교실)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약물상호작용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병용요법 관련 임상연구를 검토한 결과, 각 계열간 약동학적으로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 이유에서다. 

이형기 교수는 "지금까지 결과를 종합하면 두 계열간 약물상호작용이 없고, 있더라도 임상적으로 거의 의미가 없었다"며 "아직 연구되지 않은 약물 조합이 있지만, 대사 및 수송, 배설 기전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조합에서 약물상호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병용요법의 유효성도 연구에서 각 약물 단독요법 대비 당화혈색소(A1c)의 유의한 추가 감소가 나타났고 이는 2제, 3제 병용요법에서 관찰됐다는 게 이형기 교수의 전언이다.

이형기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작용 기전이 상이하고 약물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되지 않은 조합의 병용요법도 각 약물 단독요법 대비 유의미한 당화혈색소 추가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각 약물 단독요법과 비교해 계열간 병용요법의 안전성이 유사해야만 환자에게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다.

국내 연구팀이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16편을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병용요법은 각 약물 단독요법과 비교해 저혈당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SGLT-2 억제제의 주요 이상반응인 생식기 감염 위험은 DPP-4 억제제와 병용 시 오히려 상쇄되는 경향을 보였다(Diabetes Metab 2018;44(5):393-401). 

단 안전성 결과가 병용요법 조합마다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이형기 교수는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은 각 약물 단독요법 대비 안전성 양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도 "전통적인 임상연구는 병용요법 조합별 안전성 양상에 대한 답을 내리기엔 비효율적이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모든 조합을 보기에는 이론상 가능할지라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부천성모병원 김성래 교수(내분비내과)는 지난 2일 대한임상약리학회가 발표한 'SGLT-2 inhibitor와 DPP-4 inhibitor 계열 약물에 대한 병용 처방 허용의 적절성 평가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이형기 교수와 뜻을 함께했다. 

이 연구는 국내에 허가된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의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의 약물상호작용 가능성 및 안전성, 유효성을 검토한 것으로, 최종 결과 약동학적 약물상호작용이나 안전성, 유효성 측면에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 전체에 대한 병용 처방 허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보험기준 '단순화' 필요에는 의견 일치하지만…

이러한 보고들은 두 계열간 병용요법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병용 처방 허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모든 병용요법이 전통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국내 제2형 당뇨병 약물 보험기준이 복잡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은 4가지, DPP-4 억제제 계열 약물은 9가지다. 동일 계열 안에서도 허가받은 적응증에 따라 병용할 수 있는 약물에 차이가 있어 의사는 병용 처방 시 급여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가 막히면서 의사 처방에 제한이 따른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기준이 간단해져야 한다는 점에는 병용급여 확대 관련 찬성과 반대 입장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는 이견이 있다.

▲부천성모병원 김성래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별 병용 처방에 대한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천성모병원 김성래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별 병용 처방에 대한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래 교수는 임상연구 유무에 따른 급여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로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설포닐우레아 3제요법과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2제요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고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그러나 메트포르민을 제외한 엠파글리플로진+설포닐우레아 2제요법은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엠파글리플로진+설포닐우레아의 임상연구가 없다는 이유로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김성래 교수는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공문을 보내, 엠파글리플로진+설포닐우레아 2제요법에 급여가 안되는 것은 문제이며 보험급여 인정이 타당하다고 전했다"며 "임상연구만 두고 급여를 판단하다 보면 고민에 빠지게 된다. 병용이 안된다는 근거가 있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임상연구가 없어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모른다고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험급여 확대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같은 계열이라는 이유로 허가 초과 의약품에도 모두 급여 인정을 해주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당뇨병 환자 치료 시 대체 가능한 약물이 없는 것이 아니며, 당뇨병 환자는 암 등 중증 환자가 아니기에 보험급여 확대 여부는 근거 중심으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재현 교수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약물에 보험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근거 중심으로 비용 효과성을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면서 "같은 계열의 신약이라는 이유로 약물상호작용 등 연구가 없음에도 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임상연구 현실적으로 불가능

VS

계열 내 한 가지 이상 약물 병용요법 연구 하나라도 하자

결국 SGLT-2 억제제 병용급여 확대 문제는 이를 인정해야 하는 근거가 필요한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찬성 입장은 개별 약물 병용 조합의 임상연구를 모두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김성래 교수에 따르면, SGLT-2 억제제가 다른 계열의 모든 약물과 병용요법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한다면 약 100개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모두 시행할 경우 약 3000억~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김성래 교수는 "모든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면 좋은 신약이 개발되더라도 (급여를 받기 위해) 임상연구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포지셔닝을 유지한다면 국내 환자에게 좋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신약 도입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필요한 임상연구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임상연구를 위해 허가사항, 보험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약이 올바르게 잘 처방돼 환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허가사항과 보험기준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에 대해 근거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별 병용급여 확대에 대해 근거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 입장은 SGLT-2 억제제 계열 신약과 병용하고자 하는 다른 계열 약물 중 한 가지 이상 약물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병용 조합의 임상연구를 요구하는 게 아닌, 각 계열 약물 중 한 가지 약물이라도 병용요법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한 후 계열 전체에 대한 병용 처방 허가 및 보험급여 인정 여부에 접근하자는 뜻이다. 

김재현 교수는 "근거를 만들어 합리적으로 보험급여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제네릭의약품 등) 카피(copy)약이나 새로운 계열 신약이 등장하면 임상연구를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동일 계열 신약도 마찬가지다"며 "전체 약물의 병용요법 관련 임상연구가 아닌, 계열별 한 가지 이상 약물 조합에 대한 임상연구 하나라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일정기간 급여 적용 뒤 유용성 판단하는 '조건부 급여' 제안

이와 함께 계열간 병용요법에 일정기간 급여를 적용한 뒤 임상 유용성을 판단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재현 교수가 제시한 조건부 의사결정 국내 사례를 보면, 기등재약 재평가 과정에서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급여 제외 대상에 있는 약물들에 대해 급여 제외를 유보하고 일정기간 급여를 유지하면서 근거를 생성할 기회를 주는 기전이 있다.

즉 임상 유용성 입증 판단을 위해 시간을 두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조건 하에 급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 위염 예방 적응증에 조건부 급여를 받았으나 2017년 급여 삭제 조치를 받은 '스티렌'이 있다.

김재현 교수는 "현재 식약처 허가 외 보험 기인정 조건약물은 보험 적용을 불인정하거나 근거 창출 조건부 급여를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당뇨병 학계가 항당뇨병제의 근거 창출 조건부 급여를 식약처 또는 심평원에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인제대 상계백병원 원종철 교수(내분비내과)도 이에 동의하면서 "국가에서 공적 자금으로 근거를 만들고 안전성을 확보해 의사들이 안전하게 항당뇨병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우리가 국가에 보안 조치를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안 엔도내과 윤석기 원장은 "SGLT-2 억제제 병용급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내 항당뇨병제 병용급여 기준을 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상당하다. 때문에 국내 당뇨병 환자 약 80%를 보는 개원가에서는 삭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 급여 창출에 대해 우리가 식약처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험급여를 확대해 당뇨병 환자에게 많은 치료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근거 창출을 위한 전통적인 임상연구가 어렵다면 리얼월드 연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형기 교수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리얼월드 데이터로 새로운 적응증이나 안전성을 평가해 의약품 라벨 변경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병용요법의 리얼월드 연구를 통해 조합별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제약사가 후원하고 학회가 주도하는 형태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가 11일 공개한 2019년 당뇨병 진료지침(제6판)에서는 미국, 유럽 등 진료지침과 마찬가지로 성분명이 아닌 계열별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진료지침 권고안과 국내 허가사항, 보험기준이 일치하지 않아 진료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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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2019-05-16 07:42:24
DPP-4 inh.가 9가지이고 SGLT-2 inh.가 4가지 입니다.
기사가 틀리게 작성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