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관련 학회 연일 소아 비만 억제책 필요성 강조

 

소아 청소년 비만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 관심과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각종 통계에서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 정작 이를 심각하게 인지해야할 부모들과 학교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다. 때마침 나온 범정부 차원 국가비만종합대책 발표를 계기로 소아 청소년 비만의 인식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비만 및 내분비 관련학회를 중심으로 소아 청소년의 비만 문제를 지적하는 정책 세션이 연일 열리고 있다. 얼마 전 성료된 대한비만학회 추계학술대회는 소아 청소년들의 비만 문제를 집중 조명하면서, 소아 청소년 비만이 성인으로 이어지고 있어 조기 중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산하 한국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도 13일 추계심포지엄에서 소아 청소년의 비만 문제와 당뇨병 위험성에 대한 연제를 상당 부분 할애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대한당뇨병학회도 10월 열리는 추계학술대회에서 비만 역학을 주제로 세션이 연다.

관련 학회가 소아 청소년의 비만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는 배경에는 만성 성인병 증가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이어지는 만성질환은 당뇨병, 대사증후군, 지방간,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하다. 국가적으로는 사회적 경제적 손실도 크다. 

현재 우리나라 소아비만의 현황을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데이터는 750여 개 학교 8만2000여 명의 학생건강검사 표본통계라고 볼 수 있는데 이 표본에서 나타난 비만율은 17.3%다.

문제는 이 수치가 지난 5년전보다 2%P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경도비만보다 중등도와 고도비만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급기야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OECD 평균을 넘어셨다.

특히 시골 아이들은 날씬하고 건강하다는 편견도 깨지고 있다. 최근 추이를 보면 오히려 시골지역 소아 청소년의 비만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시골은 거의 모든 음식이 배달된다는 점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시골의 지형적 특수성으로 오히려 야외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꼽았다. 

인제의대 강제헌 교수는 "비만이 이뤄지는 역학적 특성을 보면, 지역을 막론하고 초, 중, 고 학생 모두 아침을 거르고 패스트 푸드와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높다. 또한 우유와 같은 유제품과 과일, 채소 섭취율은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즉 식습관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소아 청소년기 비만의 심각성을 아직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어릴 때 비만하면 성인이 되도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커져 이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는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막기 위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당장 보호자들의 인식의 변화가 급선무다.

상당수 부모가 어릴 때 찌는 살은 나중에 키로 간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이는 소아 청소년의 비만을 키우고 주범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릴때 비만은 키로 가지 않는다. 그대로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뿐이다. 또 어릴때 비만을 경험한 사람은 성인에서 정상으로 되더라도 만성병에 결릴 가능성이 두 배 더 크다.

따라서 부모들이 이러한 인식에 공감을 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장 좋은 것은 중재프로그램 활용하는 것이다.

경희대 영양학분야 임현정 박사는 "소아 청소년의 비만의 주요 원인은 비정상적인 식습관이므로 정확한 영양평가를 통해 개개인의 식습관을 파악하고, 교정할 수 있는 중재만으로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중재를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평가할 수 있는 보편적 프로그램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IT 기술을 이용한 관리법을 개발 중이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스마트케어헬스센터는 비만 예방을 위한 SEEME5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병원 이진희 센터장은 "IT 기반 소아비만 관리 프로그램인 SEEME5를 시행한 결과 체중 관리 및 비만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양한 전문가 프로그램 연계를 통한 비만 예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건국의대 정소정 교수는 교육계와 의료계의 정보 통합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비만관리의 핵심은 데이터 공유다. 학교에서 나온 건강데이터를 의료계와 공유하고, 과체중, 비만인 경우 병원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야만 소아 청소년 비만이 차츰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정영기 과장은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예방연구사업단 심포지엄에서 "늦었지만 범정부 비만종합대책이 나왔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비만은 만성질환의 주 원인이다. 예방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다듬을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강제헌 교수는 "우리나라 소아 청소년 비만율은 OECD 평균을 넘어섰다"면서 "지금이라도 비만을 통계하지 못하면 향후 20년 사이 동반질환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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