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7]외면받는 글리타존 계열 약물
[창간17]외면받는 글리타존 계열 약물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8.07.24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처방 가능한 약제는 두종 심부전 환자에는 위험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가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약물요법을 추가하는데 많은 전문가는 이때 가장 유용한 약물로 글리타존 계열 티아졸리딘디온을 꼽는다.

티아졸리딘디온은 핵전사인자인 PPAR-γ(peroxisome-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γ)의 선택적 리간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위한 대표적인 약제다.

티아졸리딘디온 작용은 크게 지방조직에서 지방합성을 증가시켜 혈중 유리지방산 농도를 감소시킨다. 또 지방조직 내 아디포넥틴 발현을 증가시켜 간의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고 간 내 지방량을 줄여 혈당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염증매개 인자들과 혈전 관련 인자들의 감소와 혈중지질에 영향을 미쳐 죽상동맥경화증과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에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를 발휘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글리타존 약물은 로베글리타존, 피오글리타존 두 종류뿐이다. 로베글리타존(제품명 듀비에)은 종근당이 개발한 국산 신약이고, 피오글리타존(제품명 액토스)은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제품이다. 현재는 다양한 복합 제형도 나와 있다.

피오글리타존은 2000년 급여 등재돼 올해로 출시 18년째는 맞는 장수 제품이다. 당뇨병 혈당 개선, 인슐린 개선, 베타세포 개선은 물론 심혈관 안전성 연구와 암 등 안전성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근거를 축적하고 있다.

또 로베글리타존은 국산 신약으로 2014년 출시됐다. 피오글리타존만큼의 근거를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슐린 저항성, 베타세포 개선 등 주요 연구 성과가 지난해 세계당뇨병연맹이 주최하는 IDF 연례학술대회에서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근거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로베글리타존
이 중 로베글리타존 연구는 지난해 국제당뇨병학회에서 공개돼 주목을 끌었는데 모두 국내 당뇨병센터 전문의가 3년간 치료한 리얼 월드 데이터다.

분당제생병원 김용현 전문의팀은 기존 치료로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로베글리타존과 피오글리타존을 6개월 동안 추가 투여했고, 그 결과 두 치료군에서 유의한 효과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로베글리타존 치료군의 당화혈색소는 평균 0.9% 추가 감소했으며, 환자 64%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됐다.

또 당뇨병학회 학술이사인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당뇨병 환자 423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로베글리타존을 투여한 뒤 당화혈색소가 1% 이상 감소하는 환자 120명을 선별하고 특징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당화혈색소가 1% 이상 감소한 환자들은 BMI 지수가 높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환자였다고 발표했다.

당시 차 교수는 "실제 처방한 결과를 보여주는 리얼 월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리타존이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한편, 베타세포 기능 활성화 효과도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피오글리타존
피오글리타존은 일찌감치 개발된 약물인 만큼 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 근거는 물론 심혈관 예방 근거까지 갖고 있다. PROactive와 IRIS 연구가 대표격이다.

PROactive 연구는 대혈관질환이 있는 5238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피오글리타존 또는 위약을 투여하고 약 3년간 총 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혈관수술 및 시술을 포함한 심혈관 복합 발생률을 본 것인데 큰 차이가 없었다(19.7%, 21.7%). 하지만 총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을 포함한 2차 종료점 발생률을 위약 대비 16% 낮추면서 일부 심혈관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각각 11.6%, 13.6%).

또 피오글리타존은 IRIS 연구에서 뇌졸중 예방효과도 확인했다. 이 연구는 당뇨병은 없지만 HOMA-IR값이 3 이상인 허혈성 뇌졸중과 일과성허혈성발작(TIA)이 있었던 환자 3876명을 대상으로 위약과 비교해 심혈관사건을 약 5년간 비교한 다기관 이중맹검 연구다.

그 결과 1차 종료점인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이 피오글리타존군에서 위약군 대비 24% 의미 있게 감소했고, 당뇨병 발생위험 역시 52% 감소했다. 특히 심부전 발생도 증가하지 않았다.

성균관의대 김병진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는 "IRIS 연구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주는 이점을 장기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이들을 대상으로 피오글리타존이 순수한 심부전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부전 환자에는 위험…방광암도 주의

모든 약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듯 글리타존 약물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지만 일부 약점도 존재한다.

PROactive 연구에서 보면 심부전 위험이 증가했고, 심부전 입원도 증가했다. 때문에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심부전증 환자에게 피오글리타존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다만 IRIS 연구에선 심부전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는데 사전에 환자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부전 환자들에게 처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골절 위험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골절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고, 특히 서양에서 진행된 대규모 후향적 분석에서 글리타존 계열 약제가 확실히 골절 위험을 증가시킨다. 로베글리타존의 경우 골절안전성 연구를 통해 안전하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지만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은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골다공증을 동반한 환자라면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방광암 위험도 주의를 요한다. 무작위 대조군에서는 암 위험 발생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후 나온 관찰연구에서 최대 4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고 그 반대로 무관하다는 연구도 있다. 이처럼 암 발생위험이 있다는 근거와 없다는 근거가 상반되고 있는 상황이며 아직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는 관련 위험성이 있으면 다른 약물로 대체 처방을 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치매·지방간 개선·갈색지방 증가 효과 주목

한편 글리타존 계열 약물의 새로운 효과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효과는 치매 개선이다. 동서양 코호트를 막론하고 글리타존 약물의 상당수가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대만 타이충 중화의대 Chieh-Hsiang Lu 교수가 지난 11년간 대만 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피오글리타존과 치매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가 유럽당뇨병학회 저널인 Diabetologia(March 2018, Volume 61, Issue 3,  pp 562-573)에 실렸다.

결과에 따르면 피오글리타존을 투여한 환자군은 다른 항당뇨약 투여군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았다. 특히 설포닐우레아제군보다 44% 더 낮았으며 통계적인 차이도 뚜렷했다(HR 0.56; 95% CI 0.34, 0.93). 아카보스, 메글리티나이드, 인슐린, DPP-4 억제제 등 다른 약물과의 비교 분석에서도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지난 2014년에는 독일 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가 나왔는데 다른 약 대비 피오글리타존 복용군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20% 낮았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국내에서도 피오글리타존이 치매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기초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차봉수 교수는 지난 2015년 춘계 순환기통합학술대회에서 비임상 연구를 공개하면서 글리타존 약물의 치매약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아직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치매효과가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

지방간 개선 효과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대학 Maurizio Cassader 박사팀은 주요 저널 검색 색인에서 나온 무작위대조연구 8개를 종합 분석한 결과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한 환자에서 간섬유화 개선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가 JAMA Internal Medicine 5월호에 실린바 있다. 하지만 지방간 효과도 아직은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없어 가능성만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갈색지방이 열을 발생해 에너지 대사와 관련 있다는 근거와 더불어 글리타존 약물이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변화시켜 준다는 결과도 있다.

차 교수는 "글리타존 약물은 대사기전을 개선한다. 특히 지방간에서 유일하게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지난 5년 전부터 지방간 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타 약물의 인슐린 저항성 개선효과는 간접적
인슐린 저항성 개선효과는 다른 약물에서도 나타난다. 다만 간접적인 효과다. 혈당이 떨어지면 인슐린 저항성은 좋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효과로서의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는 것이지 직접적인 효과를 주는 약물은 글리타존 계열이 유일하다.

김성래 교수는 "글리타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면서 베타세포 기능도 회복시키는 기능이 있어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당뇨병 치료제보다도 좋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처방해도 혈당이 증가하지 않고 잘 유지되는 효과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 약 외에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의 1차 약제인 메트포르민이 있다. 다만  메트포르민은 주로 간에서 작용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지방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는 글리타존만 갖고 있어 비만성 인슐린 저항성에 특화된 약물이다.

차봉수 교수는 "지방과 관련한 것은 페리페랄 인슐린 저항성 개선효과라 하는데 이러한 효과는 글리타존 약물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