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졸리딘디온,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티아졸리딘디온,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10.28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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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로시글리타존 성분의 항당뇨병제인 아반디아 퇴출 사태로 저평가됐던 티아졸리딘디온(TZD) 약물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 대상으로 진행된 헤드투헤드(head-to-head) 연구에서 DPP-4 억제제와 비교해 유사한 혈당 조절 효과와 함께 대사증후군 개선 혜택을 입증한 덕분이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9)에서 발표됐다.

연구에 참여한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는 "아반디아 이슈 후 TZD가 과소평가됐고 처방이 많이 줄었다"며 "이번 연구는 TZD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를 만나 이번 연구 결과와 의미 등을 들어봤다. 
 
- TZD와 DPP-4 억제제 비교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DPP-4 억제제는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혈당 개선 효과가 좋고 내약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시타글립틴(제품명 자누비아) 등 DPP-4 억제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다. 

TZD인 로베글리타존(제품명 듀비에)은 PPAR-γ 효능제로 작용해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당뇨병 환자, 즉 비만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두 약제의 특성만 보면 DPP-4 억제제는 한국인에게, TZD는 서양인에게 유리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두 약제의 혈당 조절 효과와 안전성 등을 비교하고자 헤드투헤드 연구를 진행했다. 두 약제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 대사증후군이 있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대사증후군은 인슐린 저항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PPAR-γ 효능제로 작용하는 로베글리타존이 시타글립틴보다 혈당 조절 효과가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PPAR-γ 효능제는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기에, 대사증후군 관련 지표를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이유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당뇨병 환자를 모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고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연구 결과, 혈당 조절과 대사증후군 지표 개선 효과는 어땠나.

예상대로 로베글리타존의 혈당 조절 효과는 시타글립틴과 비교해 열등하지 않았다. 두 약물 모두 당화혈색소를 약 0.8% 낮췄다. 로베글리타존은 서양인에게 효과적이고 한국인에게는 효과가 적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타글립틴 대비 혈당 강하 측면에서 비열등했다. 

차이가 나타난 결과는 대사증후군 개선 효과로, 로베글리타존이 시타글립틴보다 우월했다. 특히 로베글리타존은 시타글립틴보다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효과가 더 컸다.
 
- 안전성과 내약성 측면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타났나.

DPP-4 억제제는 이상반응이 적고 내약성이 좋은 약제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로베글리타존도 시타글립틴 못지않게 내약성이 좋았다. 로베글리타존의 이상반응으로 알려진 부종은 시타글립틴보다 발생 환자 수는 많았지만 발생률은 5% 내외였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지 않았다. 체중 증가도 1kg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이유로 로베글리타존 저용량을 투약한 점을 들 수 있다. 로베글리타존은 개발 당시 0.5mg, 1.0mg, 1.5mg 세 가지 용량이 있었지만, 지금은 0.5mg만 사용한다. 아반디아 이슈 후 가능한 한 저용량으로 혈당 강하 효과를 보면서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는 'lowest dose effect'가 환자에 혜택이 있다고 보는데, 이번 연구에서 이를 증명한 것이다. 
 
- 이번 연구로 TZD의 재평가가 필요할까.

TZD가 처음 개발됐을 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치료제는 메트포르민밖에 없었다. TZD는 근육, 지방조직, 간 등을 겨냥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기 때문에 TZD가 모든 항당뇨병제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환상을 일으켰다. 이후 아반디아 이슈로 TZD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마치 TZD는 쓰면 안 되는 약처럼 여기게 됐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TZD가 재평가되고 있다. TOSCA-IT, IRIS 연구 등을 통해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지 않은 환자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며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개발 초기 TZD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었지만, 이후 과소평가됐고 처방이 많이 줄었다. 이제는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연구는 TZD의 정당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 
 
- 최근 새로운 항당뇨병제가 개발됐다. 신약과 비교해 TZD의 강점은 무엇인가.

TZD 등 개발된 지 오래된 치료제는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립됐다. 이는 치료제의 이상반응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상반응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적절한 환자를 선택해 TZD로 치료하고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대처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신약들은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다. 장기간 데이터가 필요한데, 현재 신약의 장기간 데이터는 3~4년 정도다. 발생률이 높지는 않지만 생식기 감염이나 당뇨병성 케톤산증, 절단 등이 보고되고 있다. 장기간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안전성 프로파일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 봤을 때 TZD를 오래된 치료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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