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오동진 교수 "CKD·사망 위험 상당…장기간 예후에 관심 가져야"

▲ 명지병원 오동진 교수(신장내과)는 17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신기능을 회복한 AKI 환자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 AKI) 환자의 신기능이 회복됐더라도 예후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 과거력이 없고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조절됐을지라도 향후 CKD가 발병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명지병원 오동진 교수(신장내과)는 17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춘계학술대회(KSN 2018)에서 "AKI 상태에서 회복된 환자들의 단기간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환자들의 장기간 예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 미국신장학회(ASN)가 AKI 환자의 장기간 예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학계에서는 신기능을 회복한 환자들에 대한 장기간 모니터링 및 예후 개선을 위한 대책 등에 관심이 높아져 왔다. 

하지만 주로 단기간 예후를 평가한 연구가 진행됐고 상대적으로 장기간 예후를 본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신기능을 회복한 AKI 환자의 장기간 예후를 확인한 연구 근거가 쌓여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신기능을 회복한 AKI 환자들의 CKD 또는 사망 등 예후 악화 위험은 현재까지 진행된 장기간 연구에서 포착할 수 있다.

입원 전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45mL/min/1.73㎡ 이상이고 퇴원 30일 전 투석을 중단한 AKI 환자 약 55만명을 8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CKD 4기 또는 5기가 발병할 위험이 28배 상승했다. 게다가 사망 위험도 2배가량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AKI와 CKD, 말기신손상(ESRD)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Kidney Int 2009;76(8):893-899).

주목할 점은 CKD 과거력이 없는 AKI 환자에게서도 장기적으로 CKD 발병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CKD 과거력이 없고 입원 전 신기능이 정상이었던 환자들을 병원에서 AKI가 발생한 군 또는 AKI가 발병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분류해 3.4년(중앙값)간 추적관찰한 결과, AKI 환자는 신기능 회복 후 CKD가 새롭게 발병할 위험이 대조군 대비 1.91배 높았다(Kidney Int 2012;81(5):477-485). 

이와 함께 AKI를 동반한 심혈관질환 환자는 장기적으로 예후 악화 위험이 상당했다. ST분절상승심근경색(STEMI)으로 입원 중에 AKI가 발병한 환자군과 STEMI만 앓았던 환자군을 최대 6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사망 위험은 AKI가 발병한 환자군이 STEMI만 앓았던 환자군보다 2.41배 높았다. 게다가 주요 심혈관사건(MACE), 주요 신장질환(MAKE) 등의 위험도 AKI가 발병한 환자군이 각각 1.29배, 2.5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Clin J Am Soc Nephrol 2014;9(3):448-456). 

오 교수는 "AKI 환자는 신기능을 회복했더라도 CKD가 새롭게 발병하거나 진행될 위험이 크다. 임상에서는 환자들에게 이러한 위험을 알려야 한다"며 "2014년 영국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AKI 상태에서 회복된 환자들을 최소 2~3년간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들에게 신기능 손상이 남아있을 수 있기에 그 이상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AKI가 CKD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신장회복(renal recovery)의 정의가 중요하지만 아직 학계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신장회복에 대한 정의는 연구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고, 또 어떤 시점에서 이를 평가할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면서 "확실히 하기 위해 관찰연구가 진행됐으나 이것만으로 결론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에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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