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주요 병인이 인슐린 저항성인 환자에게 우선 사용"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심혈관 아웃컴 결과로 한동안 외면 받던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제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TZD 계열 약물은 PPAR(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γ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강력한 촉진제로, 현존하는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유일하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로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동안 TZD 약제의 임상적 효능에 대해 연구해 온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를 만나 임상적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차 교수는 TZD 약물은 “사용할수록 안전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 TZD 계열 약제가 갖는 장점을 꼽자면. 

TZD는 간, 근육, 지방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킴으로써 과잉 생성된 지방을 필요한 조직으로 재배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쉽게 말하면 지방조직 즉 에너지가 저장된 부위의 환경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또 지방세포의 순환이 정상화되도록 기여해 대사증후군과 관련한 문제를 예방하며, 지방산을 지방세포로 이동시켜 혈중 유리지방산을 감소,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킨다. 

아울러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개선함으로써 정상적인 지방분화를 촉진하고 이러한 지방세포에서 아디포넥틴(adiponectin)의 분비를 촉진해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관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과 병용처방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병용처방 시 장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SGLT-2 억제제, DPP-4억제제, GLP-1 유사체 등과 TZD를 병용처방할 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그 이유는 우선 SGLT-2억제제는 체중감소에 강점이 있는 만큼 둘을 병용처방하게 되면 내장지방 등이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DPP-4 억제제와의 병용에서는 DPP-4 억제제가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를 부스팅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TZD와 병용 시 베타세포 기능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GLP-1 유사체는 체중이 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데, TZD는 체중 증가가 있는 만큼 병용처방 시 서로 보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 장점도 있지만, TZD 계열은 그동안 심혈관 안전성 문제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TZD 약제의 심혈관 안전성 관련 연구는 대다수가 3~6개월을 관찰한 연구였다. 단기간 연구를 모아 안전성에 위험이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사실 관련 연구들의 결과처럼 문제가 됐다면 TZD 계열 약물이 지금까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었겠는가. 난 개인적으로 TZD 계열 약물은 사용할수록 더 안전한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환자 사례를 보면 한 환자가 종근당의 듀비에를 3~4년 정도 처방받았다. 처방 전,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심초음파 검사 결과, 심근수축률은 62%였다. 그러나 최근 검사했을 때 결과는 심근수축률이 65%로 늘었다.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TZD를 장기간 복용하고 나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결국 어떤 환자에게 TZD 투여가 필요한가.

인슐린 저항성이 주요 병인이 되는 환자에게 TZD를 우선적으로 사용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슐린 저항성 지표 또는 C-peptide 검사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복부 비만을 기준으로 하거나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당뇨 환자일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질환 발생의 주 원인이기에 이를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고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 초기부터 적극 투여하는게 TZD의 다양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 최근 로베글리타존을 활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의 의미도 궁금하다. 

발표한 연구는 TZD를 사용해할 환자들에게 실제 처방한 결과를 보여주는 리얼월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연구는 당뇨병 환자 423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로베글리타존(듀비에)를 투여한 후 당화혈색소(A1C)가 1% 이상 감소한 환자 120명을 선별해 그 특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듀비에는 350일 동안 A1C가 평균 0.6% 감소했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또 A1C가 1% 이상 감소한 환자들은 체질량지수가 높은 비만 당뇨병 환자와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환자에게 더 큰효과가 있었다. 

특히 TZD가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한편, 베타세포 기능 활성화도 보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진행 중인 다른 연구는? 

TZD는 대사성 지방간에서 유일하게 효과를 인정받았다. 이에 5년 전부터 지방간에 포커스를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지방간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할 계획이다. 

- 올해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이사로 선임됐다. 향후 계획은?

그동안 해왔던 흐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연구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이에 당뇨 환자의 치료법, 기존 약물과의 병용을 통한 지방간 치료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 즉 ‘더 잘’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을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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