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동성심병원 김두만 교수

강동성심병원 김두만 교수(내분비내과)는 TZD 계열 항당뇨병제 로베글리타존이 2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대사증후군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강동성심병원 김두만 교수(내분비내과)는 TZD 계열 항당뇨병제 로베글리타존이 2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대사증후군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발표된 연구가 화제다. 

TZD 계열 국산 신약인 로베글리타존(제품명 듀비에)과 DPP-4 억제제 계열 항당뇨병제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는 시타글립틴(자누비아) 간의 Head-to-Head 연구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두 약물 간 대사증후군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연구를 진행한 강동성심병원 김두만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를 들어봤다. 

- 최근 유럽당뇨병학회에서 대사증후군 동반 당뇨병 환자에서 로베글리타존과 시타글립틴의 head-to-head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로베글리타존은 TZD 계열 국산 신약이고, 시타글립틴은 DPP-4 억제제 계열 중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항당뇨병제다. 

로베글리타존의 그동안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시타글립틴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약물이 아님에도 많이 처방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을 선도하는 약물과 국산 TZD 계열 약물을 직접 비교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특히 대상군을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환자로 좁히는 게 로베글리타존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 환자군을 선별하게 됐다. 

임상연구를 통해 기대한 건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로베글리타존의 혈당강하 효과였다. 실제 결과에서도 두 군간 차이는 비슷했다. 

- 이번 연구 결과에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연구를 시작하며 로베글리타존이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허리둘레, 혈당, 중성지방,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 구성요소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4주 관찰 결과라 아쉽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본다. 

실제 연구 결과에서는 혈당강하 효과는 시타글립틴과 비슷했지만,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수치가 의미 있게 상승한 반면, 중성지방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의 개선을 가져온 것이다. 

특히 아디포넥틴(Adiponectin) 호르몬의 경우 로베글리타존군이 시타글립틴군 대비 10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아디포넥틴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기여하는 호르몬인 만큼 향후 로베글리타존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번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TZD 계열인 피오글리타존과 로지글리타존이 시장에 출시됐을 당시만 해도 항당뇨병제는 인슐린, SU(설포닐우레아), 메트포르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3개 계열의 항당뇨 약물이 시장 나와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약물이 새롭게 개발된 것과 경쟁하며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한 방안이 관건이 됐다. 

이런 이유로 이번 연구는 국내 제약사가 항당뇨병제를 개발할 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고려사항을 선정하는 데 있어 의미가 있다고 본다. 

- 지질 개선 등 대사증후군 개선도 의미있지만, 이전 진행된 연구 대비 체중 증가폭이 적었다. 

체중이 늘면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인 허리둘레도 함께 증가한다. 하지만 TZD 계열 약물의 특징은 내장지방은 감소하면서 피하지방이 증가하는 등 지방 분포의 변화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허리둘레가 늘더라도 지방의 분포가 변화하는 걸 감안할 때 대사증후군 개선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이번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 TZD 계열 약물은 비교적 저평가돼 있다. 장점은 무엇인가. 

안정적인 혈당조절이 가장 큰 장점이다. 

피오글리타존, 로지글리타존 등 TZD 계열 약물과 메트포르민을 병용한 환자의 경우 목표혈당에 도달했다면 수년 이상 그 처방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 제2형 당뇨병 초기 환자에 있어 로베글리타존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은 약물 변화 없이 꾸준한 혈당조절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다. 

- TZD 계열 약제와 가장 좋은 조합은 어떤 약물이라고 생각하나.

TZD와 메트포르민은 좋은 조합이다. 

하지만 TZD 계열 약물은 체중 증가와 부종 등의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TZD와 메트포르민 2제 요법에서 혈당조절이 안될 경우 SGLT-2 억제제와의 병용요법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부종 제거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향후 연구방향도 궁금하다. 

최근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개념이 커지면서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이 떠오르고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은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TZD 계열 약물도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피오글리타존은 당뇨가 없는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 2차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이 때문에 로베글리타존도 같은 TZD 계열 약물인 만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를 볼 때 향후 SGLT-2 억제제+메트포르민, TZD+메트포르민 간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헤드 투 헤드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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