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췌장암 환자 1000여명 아스피린 복용이 원인 아니다" 주장

아스피린이 췌장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Natalia Khalaf 교수팀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 2건에 참여한 14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췌장암 발병 위험이 상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Gastroenterology 12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시행된 건강전문가추적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와 간호사 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에 참여한 성인 14만 1940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의 췌장암 발병 위험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군 가운데 총 1122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지만, 아스피린 복용과는 무관했다.

하위분석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오히려 췌장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가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췌장암 발병 위험이 0.71배 감소한 것이다(RR = 0.71; 95% CI, 0.54-0.94).

염증 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 역시 지속적인 아스피린 복용으로 췌장암 발병 위험이 0.58배 줄었다(RR = 0.58; 95% CI, 0.37-0.89).

연구팀은 "몇몇 연구결과에서 아스피린이 췌장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했지만, 대규모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이는 사실과 달랐다"면서 "아스피린이 오히려 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월에도 미국 예일대 Harvey A. Risch 교수팀이 아스피린을 주기적으로 먹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이보다 췌장암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상하이 병원 37곳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은 761명과 진단받지 않은 79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췌장암을 진단받지 않은 대상군의 18% 췌장암 환자의 11%가 아스피린을 매일 정기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예일대 Andrew T. Chan 교수팀 생각은 달랐다. 꾸준한 아스피린 복용만으로 췌장암 위험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13만 5000명 대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의 췌장암 예방 효과를 알아봤다. 그 결과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한 성인에서 모든 암 발병 위험이 매우 감소한 반면 위장관계열 암을 비롯한 결장암 발병 위험이 오히려 증가했다.

Chan 교수는 "아스피린을 오히려 과다하게 복용했을 때 출혈 위험만 커진다"면서 "현재로선 아스피린의 췌장암 예방 효능을 단정 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암학회(ACS)는 아스피린은 출혈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으로 복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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