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비복용군과 비교해 식도암·위암 사망 위험 차이 없다"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더라도 암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 대학 Andrew D. Spence 교수팀이 식도암 또는 위암 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결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복용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아스피린이 암 발생률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연구와 상반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 2015년 영국 퀸메리대학 Jack Cuzick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10년간 복용한 환자에서 식도암 및 위암 발생률이 30% 감소하고 사망률이 35~50% 낮아졌다(Ann Oncol 2015;26(1):47-57).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암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가운데, 이번 연구가 앞으로 진행될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영국 코호트 연구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이뤄진 스코틀랜드 암 등록연구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저용량 아스피린 75mg을 복용한 환자군을 확인하고자 영국 임상진료연구 데이터와 스코틀랜드 처방 데이터를 이용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 환자는 영국의 경우 2015년 9월, 스코틀랜드는 2015년 1월까지 추적관찰해 확인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코호트에서 확인된 식도암 환자는 4654명이었고 위암 환자는 3833명이었다. 이 중 추적관찰 동안 식도암 또는 위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각각 3240명과 2392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1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식도암 환자와 위암 환자 모두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생존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영국 식도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아스피린 복용군이 48%, 아스피린 비복용군이 50%였고, 스코틀랜드 식도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각각 49%와 46%였다. 

아울러 영국 위암 환자의 생존율은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복용군이 각각 58%와 54%였고, 스코틀랜드 위암 환자는 각각 59%와 55%로 모두 60% 이하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어 연구팀은 아스피린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복용군에서 식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HR 0.98; 95% CI 0.89~1.09),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4%(HR 0.96; 95% CI 0.85~1.08) 감소했지만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

또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더라도 식도암 또는 위암 환자에서 생존 혜택은 나타나지 않았다(식도암: HR 1.03; 95% CI 0.85~1.25; 위암: HR 1.06; 95% CI 0.85~1.32).

Spence 교수는 논문을 통해 "식도암 또는 위암 환자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더라도 생존율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아스피린이 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낮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본 연구에 대해 국외 전문가들은 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Prashanthi N. Thota 교수는 "본 연구는 아스피린이 식도암과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지 않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흡연, 비만, 암 단계 등 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병원 Andrew T. Chan 박사는 "이번 연구에는 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암 진단 전·후에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향후 아스피린과 암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Gastroenterology 11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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