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 코호트 연구 미국간학회에서 발표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 사용되는 아스피린이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 발생을 37%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 환자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 연구자인 대만 타이충 보훈병원(Taichung Veterans General Hospital) 소속 Teng Yu Lee 박사는 대만의 전국적 국가 코호트 연구를 수행한 결과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23일 미국간학회(AASLD)에서 발표했다.

아스피린은 주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또한 일부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사용돼 왔지만,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 예방약으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사용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Lee 박사팀은 아스피린의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 예방의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1998년부터 2012년 사이에 대만 국립 건강보험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20만4507명의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선별했다. 다른 형태의 간염 환자는 제외했다.

추적 관찰 기간 이전에 간암이 있었던 환자를 제외한 상태에서 베이스라인 특성을 고려한 성향 점수 보정을 통해 매일 아스피린을 90일 이상 연속적으로 투여한 환자(1553명)과 항혈소판 치료를 전혀 받은 적이 없는 환자(6212명)를 1:4로 매칭했다. 이후 박사팀은 비교 사망률을 조정 한 후 간암 누적 발생률과 위험 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치료를 받은 군은 아스피린 치료를 받지 않는 군보다 간암 발생이 월등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내 누적 간암 발생률은 아스피린 치료군에서 2.86%였으며, 아스피린을 사용하지 않는 군은 5.59%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1).

또한 다변량 분석을 통해 아스피린이 간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독립적 인자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아스피린은 간암 발생 위험을 37% 낮췄다(HR 0.63, 95% CI 0.47-0.85, P=0.002). 이러한 사실은 민감도 하위분석에도 나타났다.

그 외에도 고령(HR 1.03), 남성(HR 2.65), 간경변(HR 1.89), 당뇨병(HR 1.51)이 간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독립적 위험인자로 확인됐고, 뉴클레오사(타)이드 치료제(HR 0.57), 스타틴(HR 0.57)은 간암 위험을 낮췄다.

Lee 박사는 “현존하는 항바이러스 치료법으로 간암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지만 위험을 완전하게 제거하지는 못한다”며 “특히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들을 항바이러스 치료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간암 발생을 낮추기 위한 또다른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만성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번 결과가 앞으로 많은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이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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