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EAS, 2025년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 집중 업데이트 발표
넥스레톨, 스타틴 불내성 또는 금기 환자 LDL-C 조절 위한 치료제로 권고
렉비오, 장기간 이환율·사망률 결과 불분명해 권고안 제시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최근 개정된 유럽심장학회·동맥경화학회(ESC·EAS)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치료제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ESC·EAS는 2019년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을 집중 업데이트(Focused Update)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European Heart Journal과 Atherosclerosis 8월호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2019년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소개했던 넥스레톨(성분명 벰페도익산)과 에브키자(에비나쿠맙), 웨이리브라(볼라네소르센) 등의 구체적 권고안이 그동안 발표된 임상연구를 근거로 제시됐다.
반면 2019년 함께 언급했던 렉비오(인클리시란)는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의 권고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넥스레톨, 고·초고위험군 LDL-C 조절 위해 스타틴 병용요법으로 제시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치료제는 넥스레톨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틴 불내성이거나 금기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또는 2차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넥스레톨을 권고했다.
또 심혈관질환 고·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 달성을 위해 에제티미브 병용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에 넥스레톨 추가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넥스레톨은 ATP-구연산염 분해효소 억제제로,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또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에게 최대내약용량 스타틴과 함께 복용하는 보조요법으로 승인받았다. 2024년에는 스타틴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 1차 및 2차 예방 목적으로 넥스레톨과 넥스리젯(벰페도익산/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는 다양한 지질저하제 병용 조합을 통해 L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정리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치료제의 단독요법의 평균 LDL-콜레스테롤 감소율은 고강도 스타틴 약 50%, 에제티미브 약 20%, 넥스레톨 약 23%다.
그러나 병용요법의 경우 고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는 약 60%, 고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넥스레톨은 약 68%, 고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넥스레톨+PCSK9 억제제는 약 86%의 LDL-콜레스테롤 감소율을 보여, 다양한 병용요법을 통해 LDL-콜레스테롤을 더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정리했다.
ESC·EAS는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추가 강하를 위해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비스타틴 치료제인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넥스레톨을 단독 또는 병용하도록 권고한다"며 "치료제 선택 시 추가 LDL-콜레스테롤 강하 정도, 환자 선호도, 치료 가용성,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브키자, 5세 이상 HoFH 치료제로 이름 올려
에브키자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로 권고했다. 에브키자는 안지오포이에틴 유사단백질 3(ANGPTL3)를 억제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최대내약용량 지질저하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5세 이상 HoFH 환자에게 에브키자 치료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에브키자는 스타틴과 PCKS9 억제제 효능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절하게 낮추기에 충분하지 않은 HoFH 환자에서 LDL-콜레스테롤을 50%가량 낮추는 잠재적 혜택을 확인했다.
이에 2021년 FDA는 에브키자를 12세 이상 HoFH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다른 지질저하제와의 보조요법으로 허가했고, 2023년에는 5~11세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웨이리브라, 희귀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 등장
웨이리브라는 희귀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웨이리브라는 ApoC-III를 표적한 ASO 치료제로, 희귀 고중성지방혈증인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 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으로 인한 중증 고중성지방혈증(750mg/dL 초과 또는 8.5mmol/L 초과) 환자의 중성지방 수치를 조절하면서 췌장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웨이리브라(주 300mg) 투여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렉비오,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 검증하는 임상연구 결과 기다려
앞선 치료제와 달리 렉비오는 가이드라인에 언급됐으나 구체적 권고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2023년 FDA가 렉비오 적응증을 심혈관질환 1차 예방까지 확대한 것과 다른 행보다.
ESC·EAS는 렉비오의 장기간 이환율과 사망률에 대한 결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확정적인 권고안을 마련하지 않고 향후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렉비오는 임상3상에서 LDL-콜레스테롤을 약 50%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 진료현장에 도입된 PCSK9 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와 프랄런트(알리로쿠맙)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렉비오가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춘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렉비오는 아직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를 검증하는 ORION-4와 VICTORION-2P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며 각각 2026년과 2027년에 주요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틴, 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치료제로 권고
한편 이상지질혈증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스타틴은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추정 위험과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40세 이상의 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잠재적 약물 간 상호작용을 고려해 스타틴 약물을 선택하도록 명시했다.
권고안의 근거는 REPRIEVE 임상3상으로, 연구에서는 피타바스타틴이 HIV 감염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위약 대비 35%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2024년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HIV 감염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스타틴을 권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