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담과 언어 장벽으로 치료 포기 경우 많아
안심병원 70여 곳 연계 민관협력 모델로 의료사각지대 해소

외국인근로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발목 골절을 치료받은 카자흐스탄 여성 (제공 : 전라남도의사회)
외국인근로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발목 골절을 치료받은 카자흐스탄 여성 (제공 : 전라남도의사회)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전라남도의사회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 공모사업을 통해 추진 중인 '외국인근로자 의료비 지원사업'이 시행 두 달여 만에 200명 이상의 외국인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의료비 지원을 제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가 지정한 '외국인 안심병원' 70여 곳과 연계해 건강보험 미가입 외국인에게 통역 지원, 진료비 감면과 함께 의료비를 직접 지원하는 전국 유일의 민관협력 모델이다.

전라남도에는 약 8만 6000명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근로자다. 하지만 건강보험 미가입률이 높아 많은 이들이 경제적 부담과 언어 장벽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다.

전남의사회는 의료인으로서 이들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책임감 아래 KOFIH의 재원을 확보하고, 안심병원 내 외국인 환자 발생 의료비를 직접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또 전라남도 외국인주민 통합콜센터 9개국 상담사 연계와 수술 후 사례관리까지 포함한 포괄적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등록 이주민들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신분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했다. 불법체류 상태에서 열사병 치료를 받은 베트남인 환자는 "단속이 심하다는 소문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조차 두려웠다"며 "하지만 외국인 안심병원에서는 통역사를 연결해주고 의료비 지원 절차를 자세히 안내해줘 마음 편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남의사회는 사업 운영 결과, 2개월여 만에 외래 진료비 190건, 입원·수술비 20건 등 200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가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었다. 

전남도와 전남의사회는 올 10월과 11월 외국인 500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예방접종, 결핵검진, 일차진료, 보건교육, 구급약품 및 생필품 지원, 노무상담, 정신건강 상담 등 '찾아가는 이동클리닉'을 휴일에 운영해 평소 의료기관을 찾기 힘든 분들께도 현장 밀착형 진료를 통해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의사회 최운창 회장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우리 지역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다"며 "이들이 건강하게 일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의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동클리닉 확대와 참여 병원 확충을 통해 전라남도와의 민관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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