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연구학회, 10~12일 그랜드 워커힐서 춘계학술대회 개최
경북대병원 김은수 교수, 국가별 궤양성 대장염 환자 현황 분석
서양 환자 기준 치료적 지표 형성…치료 시 국가별 차이 고려해야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급성 중증 궤양성 대장염(ASUC)에서 동아시아와 서양 환자 특성이 상이해 동아시아 환자에게 적합한 진단·관리 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 김은수 교수(소화기내과)는 4월 10~12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장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동아시아와 서구권 급성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 비교 - 임상 결과와 예측 요인 측면에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급성 중증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위한 점수 체계나 질환 임상적 특성은 동아시아와 서구권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특히 동아시아 급성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위한 점수 체계나 모델이 부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시아와 서구권 궤양성 대장염 환자 상태와 특성 등을 알아보기 위한 이번 분석 연구에는 동아시아권 진료협력센터 14곳과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센터 9곳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모집했다.
분석 결과 동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궤양성 대장염 환자 간 분명한 차이가 보고됐다.
우선 동아시아권은 △중국(53명) △일본(63명) △한국(229명) △타이완(66명) 등 411명 환자에서 진단 후 1년 내 결장절제술을 받은 비율이 3.9%(16명)에 불과했다. 반면 오스트레일리아(377명)·뉴질랜드(38명) 등 서구권 환자 415명에서는 결장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22.7%(94명)에 달했다(P<0.001).
또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 340명(동아시아권)과 370명(서구권)을 각각 분석한 결과,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비율은 동아시아권 25%(85명)와 서구권 58.9%(218명)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한국과 일본을 기준으로 한 예측 모델을 통해 살펴본 경우, 중국·타이완 환자와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환자 간 1년 내 결장절제술 여부와 스테로이드 치료 불응성 비율 차이도 보고됐다.
연구팀은 여성, 기존 생물학적 제제 치료 여부, 알부민 수치 3g/dl 미만 등 3개 지표를 기준으로 진단 후 1년 내 결장절제술 비율을 평가했다. 그 결과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예측 모델의 통계적 유효성이 확보됐지만(p<0.0001) 서구권 환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p=0.106).
또 진단 시 나이(37세 미만)와 현재 스테로이드 치료 여부, 알부민 수치 2.5g/dl 미만 여부, EIM 등 4개 지표를 기준으로 스테로이드 치료 불응성 비율을 평가했다. 그 결과 한국·일본 환자 기반 예측 모델은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환자보다 중국·타이완 환자에서 더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에 사용되는 프랑스 코호트 기반 결장절제술 점수를 기준으로 1년 결장절제술 비율을 평가한 결과,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환자군에서는 통계적 유효성이 확보됐으나(P=0.007) 동아시아 환자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P=0.106).
이외에도 기존 ADMIT-ASC 지수를 통해 스테로이드 치료 불응률을 평가한 결과, 마찬가지로 동아시아권보다 서구권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통계적 정확성이 높았다.
김 교수는 "이는 현재 사용하는 진단·치료적 지표가 서구권 환자 기준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동아시아와 서구권 환자 간 차이가 이렇게 큰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고, 관련 연구도 부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내 결장절제술이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 불응성 위험은 서구권보다 동아시아권 환자에서 낮았다"며 "아시아권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대한 치료적 접근은 단순히 서구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표에 의존하지 않고, 이런 차이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