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윤·종훈 형제 측, 어머니 송영숙 회장 배임 혐의로 고발
3인 연합 "재단 설립 후 20여년 간 이사회 의결 없이 기부...임종윤 대표 시절도 포함"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모자(母子) 간 고발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3인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이하 '3인연합')은 창업주 장남 임종윤 이사가 개인회사 대표(한성준)를 앞세워 모친 등을 고발한 건에 대해 "경영권에 눈이 먼 형제들이 정관변경 특별결의가 두렵고 초조해 인륜에 반하는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앞서 지난 15일 코리그룹 한성준 대표는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코리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해당 고발장에는 박 대표이사가 송 회장의 지시를 받아 이사회 승인없이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주총회에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지위에 있는 가현문화재단이 기부에 의해 부당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현문화재단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3인연합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뜻에 따라 재단이 설립된 이후 아무런 법적 문제없이 지난 20여년간 한미의 기부를 통해 운영돼 왔다"며 "심지어 임종윤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간 시기에도 재단 기부는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임종윤 대표이사 시절에 약 76억원, 임종훈 현 대표이사 때는 9억원을 이사회 의결없이 재단에 기부했다는 것이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 전임자인 A 전 대표이사 시절에는 한미약품이 117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3인연합은 "박재현 대표이사가 기부를 결정했다는 119억원 중 절반 가량인 52억원은 A 전 대표이사 시절 기부됐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박 대표를 몰아세우기 위해 금액을 부풀려 고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차남 임종훈 대표는 최근까지 '이사회 결의'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이 재단 측에 '확약서를 써줄 때까지 기부금을 보류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고, 재단은 확약서를 써 주는 순간 의결권과 기부금간 거래행위가 완성돼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독립된 공익법인으로서 이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소신껏 판단해야 할 몫인 점은 분명한 사실인데, 외압을 넘어 심각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임종윤, 임종훈 이사를 무고죄로도 고발할 수 있으나 고발 가능 주체가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으로, 부모로서 자식을 고소하는 것이 인륜에 반할 수 있다는 고심이 커 어머니의 마음으로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한미의 공익재단을 위해 헌신한 송영숙 회장의 공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아들이 어머니를 상대로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강남경찰서에 3인연합과 이들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3인연합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와 공모해 회사 로고를 도용하고 거짓된 정보로 주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종용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3인연합은 이와 관련해서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중요한 소송의 제기'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형제 입김에 좌우돼 불법과 위법을 넘나드는 독재경영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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