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 발표
국내 성인 4명 중 1명 고콜레스테롤혈증…5명 중 2명 이상지질혈증 환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타틴 등 지질강하제를 복용하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지질강하제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6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국제학술대회(ICoLA)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이상지질혈증 치료 현황을 담은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를 공개했다.
이번 팩트시트는 2022년에 이어 2년 만에 업데이트됐고,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처음 담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10명 중 4명 지질강하제 치료 안 받아
이번 팩트시트는 2007~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5명 중 2명이 이상지질혈증을 갖고 있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해 남성 24%, 여성 31%가 앓고 있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식률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10명 중 3명은 본인의 상태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율 역시 향상됐으나 10명 중 4명은 여전히 지질강하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치료 현황을 보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54%와 지질강하제 복용자의 87%가 총 콜레스테롤 수치 200mg/dL 미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지질강하제를 복용하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조절률이 좋다는 것을 시사한다.
여성에서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기준을 40mg/dL 미만에서 50mg/dL 미만으로 조정하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0.9%에서 47.4%로 증가했다.
전반적인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은 증가하고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지현 홍보이사(한국의학연구소 내과)는 "최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원인으로 알려진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이전처럼 건강검진에서 지질검사 주기를 단축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스타틴 처방률 95.3%…중강도 처방이 가장 많아
올해 팩트시트에서는 지질강하제를 복용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처음 발표했다. 이 분석은 2002~2019년국민건강보험공단 표준 코호트(NHIS-NSC) 100만명 자료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지질강하제를 복용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 1000명당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2010년 36.9명에서 2019년 20.9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허혈성 심질환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도 남녀 모두 줄었다. 다만, 심부전 발생률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홍보이사는 "심부전 발생률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심부전에 관심을 갖고 진단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또 최근 심부전에 효과적인 약제가 등장하면서 약제를 처방하고자 상병코드를 넣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지질강하제 처방률은 스타틴 95.3%, 에제티미브 20.3%, 페노피브레이트 10.4%였고, 에제티미브 처방률은 증가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치료 강도에 따른 스타틴 처방률은 중강도 92.4%, 고강도 4.7%, 저강도 2.9% 순으로 나타났다.
이왕수 총무이사(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는 "고강도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가 있지만, 의료진 입장에서는 치료 강도가 강할수록 이상반응 등 안전성 문제를 걱정하게 된다"면서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같이 투약했을 때 고강도 스타틴만 복용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의료진들이 중강도 스타틴을 많이 처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 홍보이사는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비스타틴 계열 약제인 PCSK9 억제제도 중요하다. 2017년 PCSK9 억제제가 처음 국내에 출시됐으나 2019년까지 자료를 분석하기엔 데이터가 미미해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현황을 담지 못했다"며 "내년에 PCSK9 억제제도 포함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 환자 이상지질혈증 동반 비율 높아
고혈압, 당뇨병 등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동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반질환에 따른 이상지질혈증 현황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87%가 이상지질혈증(LDL-콜레스테롤≥100mg/dL, 총 콜레스테롤≥200mg/dL 또는 HDL-콜레스테롤<40mg/dL)을 동반했다. 또 당뇨병 환자 44%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00mg/dL 이상이었다.
이어 고혈압 환자는 72%가 이상지질혈증(LDL-콜레스테롤≥130mg/dL, 총 콜레스테롤≥200mg/dL 또는 HDL-콜레스테롤<40mg/dL)을 갖고 있었고, 26%가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이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건강행태를 살펴보면, 약 절반은 에너지 섭취 권장량을 충족하지만 탄수화물 섭취 권장량을 준수하는 사람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중 남성 31%와 여성 27%만 적절한 양의 채소를 섭취하고 있다.
신체활동 권장사항을 충족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절반가량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상지질혈증 환자 중 남성 38%와 여성 5%가 흡연을, 남성 70%와 여성 42%가 음주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