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ICOMES서 '비만 진료지침 2024' 업데이트 권고안 공개
세마글루타이드, 조만간 국내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내용 추가
'비만관련 건강기능식품' 섹션 신설…효과·안전성 결론 내리기엔 근거 제한적

▲의정부을지대병원 강서영 교수는 5~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에서 올해 말 발표 예정인 '비만 진료지침 2024'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강서영 교수는 5~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에서 올해 말 발표 예정인 '비만 진료지침 2024'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비만 진료지침 약물치료 권고안에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2.4mg(제품명 위고비, 이하 세마글루타이드)이 추가된다. 

또 진료지침 개정판에 '비만관련 건강기능식품' 섹션을 신설하고, 근거 부족을 이유로 체중 감량 목적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강서영 교수(가정의학과)는 5~7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4)'에서 올해 말 발표 예정인 '비만 진료지침 2024'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유효성·안전성·용량 등 내용 추가

약물치료 권고안은 큰 변화가 없다. 단,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 허가 이후 시판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유효성·안전성·용량 등 내용을 추가했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진료지침에 이름을 올리면서 동반질환에 따른 비만치료제 선택 표도 업데이트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2형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중등도 신질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우울증, 백내장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사용 가능하다고 정리했다.

이 외에도 동반질환에 심부전을 추가했다. 심부전이 있다면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등을 주의해서 사용할 수 있으나, 오르리스타트와 날트렉손/부프로피온,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등 사용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근거 명확하지 않은 건기식 사용 비권고

체중 감량 목적의 건기식 사용을 비권고한다고 새롭게 제시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학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 중 건강기능식품원료 공전에 등재된 원료로 제품에 고시된 기능을 표시해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고시형 원료'가 성인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에 도움 되는지 문헌을 조사했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공액리놀레산, 아르기닌, 녹차 및 녹차 추출물, 유산균, 카르니틴, 카페인, 키톤산 등 원료의 체중 감량 메커니즘과 효과성 그리고 안전성 근거를 분석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성인 비만 환자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체중 감량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성인 비만 환자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체중 감량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결과적으로 건기식의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현재로서 매우 제한적이라고 정리했다.

건기식 효과 근거는 양질의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가 아닌, 소규모 짧은 기간의 제한된 연구에서 도출된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또 대부분 건기식이 여러 성분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어 각 성분과 이들 조합의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연구마다 다양한 용량의 건기식을 다루고 있어 한 연구 결과를 다른 연구 결과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건기식을 체중 감량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았다(근거수준 C, 권고등급 Class III). 또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건기식 병용요법을 체중 감량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비권고했다(C, Class III).

패널토론에 참여한 영남대병원 문준성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건기식의 체중 감량 효과가 미미하다고 알고 있었으나, 이를 학회가 문헌 검토하고 진료지침을 통해 권고안을 발표했다는 데 선언적 의미가 있다"며 "건기식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다양한 건기식이 나오는 만큼, 학회가 근거를 검토해 진료지침을 개정해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체지방량으로 비만 진단 가능하지만, 체질량지수·허리둘레 측정이 먼저

비만 진단에 관해서는 두 가지 권고안을 추가했다. 

먼저 체지방량 측정을 통해 비만을 진단할 수 있으나, 비용과 효용을 고려한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C, Class III). 

강서영 교수는 "비만 진단을 위해 복부둘레, 체성분분석을 병용한 진단법이 합병증 발생 및 예후 예측에 더 도움이 되는지 살펴봤다"며 "비만 진단을 위한 우리나라의 체지방률 기준을 제시하기엔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 임상적 이용과 비용 등 제한점을 고려해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비만을 진단하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에게 아시아인의 체질량지수에 따른 비만 진단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B, Class IIa)

간헐적 단식 권고안 추가…의학적 상태 따라 단기간 고려 가능

▲의정부을지대병원 강서영 교수.
▲의정부을지대병원 강서영 교수.

식사치료에서는 전문가 판단 하에 환자 중심의 치료 목표를 지원하고자, 체중 감량을 위한 섭취 에너지 제한 정도는 '임상영양사 등 전문가에 의해' 개인 특성 및 의학적 상태에 따라 개별화할 것을 권고했다(A, Class I).

이어 저열량식이 체중 감량의 기본적인 식사이며 초열량식은 의학적 감시 하에 시행하도록 권고했다(A, Class I).

간헐적 단식 권고안도 새롭게 추가했다. 간헐적 단식은 열량제한식과 비슷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으며, 개인 특성 및 의학적 상태에 따라 단기간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A, Class IIb).

강 교수는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음식을 섭취하므로 섭취 빈도가 변화하면서 전체 에너지 섭취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속적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는 저열량식과 간헐적 단식 효과를 비교한 무작위 연구 메타분석에서 유의한 체중 감소가 나타났고, 간헐적 단식은 저열량식과 비교해 체중 및 체지방 감소 차이가 없었다. 대한비만학회가 진행한 메타분석에서도 두 식이의 체중 감량 효과가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간헐적 단식이 더 우수하다고 보지 않았고 12주 이상 장기간 연구가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다"면서 "이에 개인적 특성이나 의학적 상태에 따라 간헐적 단식의 단기간 진행을 고려할 수 있다고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 비만, '가족 중심'의 포괄적 생활습관 교정 권고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전략으로 전문가와의 대면교육상담과 가족 중심 생활습관 교정을 강조했다. 

진료지침에서는 소아청소년 비만치료는 전문가와의 대면교육상담을 통한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를 포함하는 가족 중심의 포괄적 생활습관 교정을 권고했다(A, Classs I).

강 교수는 "소아청소년 생활습관 개선에 의한 비만 치료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에서 가족을 포함할 때 명백한 체질량지수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부모가 포함되지 않으면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의료진과의 대면교육상담을 통해 6세 이상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가족 모두가 관여하는 영양교육 및 신체활동, 행동 수정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을 위한 포괄적 전략의 일부로 정보통신기술 기반 중재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B, Class IIb). 

강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정보통신기술 기반 중재 연구는 성인 대상 연구보다 훨씬 적었다. 또 중재기법도 다르고 대조군도 통상적 교육, 비만클리닉 진료 등으로 다양해 연구 이질성이 높았다"며 "특히 체중 변화를 측정하지 않고 신체활동이나 식생활 변화를 확인한 연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통신기반 중재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및 유지에 도움될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 대면치료와 비교해 우월하다는 비교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최근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중재를 기존 대면행동치료와 통합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