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 조병욱·조현근 대의원 의협회장 불신임 청원
의협정관, 재적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탄핵
의협 집행부 능력 부재 지적…시기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도 나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 청원이 지난 28일 시작됐다. 의대증원과 간호법 제정, 수가협상 등 의료현안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 청원이 시작됐다. 의대증원과 간호법 제정, 수가협상 등 의료현안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의협 대의원회 경기도 조병욱 대의원과 부산광역시 조현근 대의원은 28일 "임 회장은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비급여 보고제도, 수가협상, 국회법 제정 등의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불신임 청원 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을 돕기는커녕 정부가 어용학자를 내세워 의료정책을 만든 것처럼 불특정인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분란만 만들고 있다"면서 "준비된 회장이라며 빠른 권한 이양을 요구하던 모습과 달리 아무런 정책과 사업도 없이 말만 앞세우고 뒷수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임원 불신임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야 성립된다. 그리고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가능하다.

임 회장의 불신임 청원 서명운동은 8월 28일부터 9월 27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며,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 1 이상 동의를 받는 것이 이번 청원의 목표다.

대의원으로서의 안건 발의가 아닌 회원의 질타와 의견을 담은 민주주의식 의사결정을 거쳐 불신임 청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병욱 대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협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대의원이 왜 왜 아무런 행동을 취하고 않냐는 회원들의 질타가 많았다"며 "회원들의 이런 반응이 있다는 것을 대의원들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회원 동의를 얻는 불신임 발의안을 만들었고, 정관에서 보장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중"이라며 "회원들이 문제를 삼는 부분과 생각을 따로 정리해 그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엿다.

조 의원은 임 회장의 불신임 청원 사유 중 하나로 2025년도 수가협상을 꼽았다. 임 회장이 이번 수가협상을 결렬시켜 의료현장이 더 악화됐다는 것.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임현택 집행부는 2025년도 수가협상에서 (건강보험공단의) 최종 제시안마저 거부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는 최종 결정을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마디로 자존심 세우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워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1년 늦췄다면 뒤이어 진행될 지불제도 개편도 늦춰질 수 있고, 더 나아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돼 적용될 선심성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었다"고 분석하며 "환산지수 차등적용 저지 실패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스스로 날려버린 실패이기에 임 회장은 불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심 받는 임현택 회장 리더십

임 회장 리더십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임 회장과 집행부가 의대증원을 포함한 의료현안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의료계 관계자 A씨는 "문제 해결 방법도 몰라 결국 회원들이 방법을 만들어줘야 한다면 이는 대표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의대증원도 그렇고 간호법 제정도 그렇고 현재 집행부는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임 회장은 공석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언급하는 것 외 무엇을 하고 있냐"면서 "준비가 다 됐다고 말하던 임 회장은 아직도 중요한 게 뭔지 모른다면 부디 자진 사퇴를 고려하라"고 직언했다.

의대생들도 의견을 보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임 회장이 무례한 언사로 의료계 지위를 실추시켜 학생의 목소리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임 회장은 당선 후 학생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을 조금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과 의협 집행부는 의대생 8대 요구안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자의적인 3대 요구안을 냈다"면서 "무능, 독단의 임 회장은 멋대로 의료계를 대표하려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반면, 불신임 추진이 시기적으로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의협 집행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임 회장이 단식 중인 상황에서 불신임을 언급해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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