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4] SURMOUNT-OSA, 터제파타이드의 수면 무호흡증 개선 효능 평가
비만한 수면 무호흡증 환자, CPAP 사용 관계없이 터제파타이드로 AHI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이자 비만치료제로 활용되는 일라이 릴리의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터제파타이드가 비만과 수면 무호흡증을 한 번에 해결하는 치료옵션으로 떠올랐다.
비만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SURMOUNT-OSA 임상3상 결과, 터제파타이드는 지속적 양압기(CPAP)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이번 연구는 비만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가 CPAP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CPAP이 비만과 관련된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낮추지 못한다고 보고되기에,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터제파타이드가 이들에게 치료 혜택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21~24일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4)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터제파타이드, 수면 무호흡증 치료하는 '첫' 약물 될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요 심혈관계 합병증과 연관됐다. 비만 환자 40%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며,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70%는 비만을 동반했다고 보고된다.
CPAP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에 효과적이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재법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CPAP 사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하는 환자가 있다.
터제파타이드 등 약물요법은 CPAP과 같은 기존 치료를 시행하기 어렵거나 거부하는 환자에게 접근하기 쉬운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제파타이드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다면, 해당 질환에서 승인된 첫 약물요법으로 등극한다.
터제파타이드군, 위약군 대비 시간당 AHI -20~-23.8건 적어
"호흡기·대사 합병증을 치료제 하나로 해결할 수 있어"
SURMOUNT-OSA 연구에는 9개국 60개 의료기관에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으로 비만하며 AHI가 시간당 15건 이상인 중등도~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가 모집됐다. 65~70%가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었다.
CPAP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군은 연구1에, 사용하는 환자군은 연구2에 배정됐다. 연구 결과를 여성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남성 참가자는 최대 70%로 제한했다.
참가자들은 1:1로 터제파타이드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52주동안 치료받았다. 터제파타이드군은 10mg 또는 15mg을 최대내약용량으로 투약했다. 연구1에서 터제파타이드군은 114명, 위약군은 120명이었고, 연구2에서는 각 119명과 114명이었다.
모든 참가자는 영양 관련해 정기적으로 생활방식에 대한 상담을 받았고 음식 섭취량을 하루 500kcal로 제한했다. 또 일주일에 최소 150분 신체활동을 하도록 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평균 AHI 변화로 정의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은 AHI와 체중 변화율, 저산소증 부담 변화, 환자가 보고한 수면손상 및 장애, 고감도 C반응단백(hsCRP) 농도, 수축기혈압 등이 포함됐다.
등록 당시 평균 AHI는 연구1에서 시간당 51.5건, 연구2에서 49.5건 발생했다. 평균 BMI는 각 39.1kg/㎡와 38.7kg/㎡이었다.
조사 결과, 52주째 평균 시간당 AHI 변화는 연구1에서 터제파타이드군 -25.3건(95% CI -29.3~-21.2), 위약군은 -5.3건(95% CI -9.4~-1.1)으로 조사됐다. 두 군 간 평균 차이는 시간당 -20.0건(95% CI -25.8~-14.2)으로 의미 있었다(P<0.001). 평균 AHI 감소율은 터제파타이드군 55.0%, 위약군 5.0%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2에서 52주째 평균 시간당 AHI 변화는 터제파타이드군 -29.3건(95% CI -33.2~-25.4), 위약군 -5.5건(95% CI -9.9~-1.2)이었고, 평균 치료 차이는 -23.8건(95% CI -29.6~-17.9)으로 유의미했다(P<0.001). 평균 AHI 감소율은 터제파타이드군 62.8%, 위약군 6.4%였다.
52주째 AHI가 50% 이상 감소한 비율은 연구1에서 터제파타이드군 61.2%, 위약군 19.0%, 연구2에서 각 72.4%와 23.3%로 조사됐다.
두 연구 모두 터제파타이드군 중 약 절반은 시간당 AHI 사건이 5건 미만이거나 5~14건이면서 주간 졸음 자가평가척도(ESS) 점수가 10점 이하였다. 이는 CPAP 사용이 권장되지 않을 수준으로 개선된 결과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사전에 정의한 모든 2차 종료점은 터제파타이드군이 위약군보다 더 개선됐다. 평균 체중 감소율은 연구1에서 터제파타이드군 -18.1%, 위약군 -1.3%, 연구2에서 각 -20.1%, -2.3%로 조사됐다.
수축기혈압은 연구1에서 9.5mmHg, 연구2에서 7.6mmHg 감소했다. 수축기혈압 감소 결과는 CPAP 단독요법을 시행했을 때보다 더 큰 것으로, 터제파타이드가 비만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환자자기평가도구 척도로 평가한 수면 손상 및 장애 결과에서 터제파타이드군의 주간 및 야간 졸림증이 위약군보다 적게 보고됐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터제파타이드군의 이상반응은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으로 4명 중 1명에게서 확인됐고 대부분 경도~중등도였다. 연구2에서 급성 췌장염이 진단된 사례는 2건이었다. 안전성 결과는 이전 터제파타이드 임상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Atul Malhotra 교수는 "터제파타이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관련 호흡장애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또 환자가 보고한 수면 질과 수면 관련 기능도 터제파타이드 투약 시 의미 있게 좋아졌다"며 "터제파타이드는 유의하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비만 관련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개선할 수 있다. 안전성 및 내약성은 비만 환자 대상의 터제파타이드와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호흡기 및 대사 합병증을 치료제 하나로 해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수면 무호흡증 치료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새로운 약물요법은 기존 치료를 견딜 수 없는 이들에게 보다 접근하기 쉬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릴리는 터제파타이드 적응증을 중등도~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까지 확대하고자 FDA에 이번 데이터를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