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2024] 터제파타이드 MASH 대상 임상2상 결과 공개
환자 절반 이상, 52주차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 도달
또 다른 GLP-1 작용제 서보두타이드도 임상2상 성공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당뇨병과 비만에 쓰이는 GLP-1 수용제 작용제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에서도 효과를 입증하면서 새 치료제 탄생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릴리의 GIP/GLP-1 이중 수용체 작용제 터제파타이드가 임상2상 SYNERGY-NASH 연구에서 환자 절반 이상의 섬유증 개선을 이끌어냈다.
해당 연구 결과는 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4)에서 발표되고 같은 날 NEJM에 게재됐다.
터제파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GIP/GLP-1 수용체 작용제로 식욕 조절과 관련된 두 수용체에 작용해 음식 섭취를 줄이고 지방 활용을 조절한다. 현재 제2형 당뇨병 성인의 혈당 조절 개선 치료제 및 과체중 성인을 위한 비만 치료제로 승인을 받아 사용 중이다.
MASH 환자에게 체중 감소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연구에서 생활 방식 수정 또는 비만 대사 수술을 통해 체중을 10% 이상 감량한 환자는 MASH 관해 및 간 섬유증 퇴행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앞서 당뇨병, 비만 또는 둘 다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터제파타이드를 투여한 위약 대조 연구에서 터제파타이드는 간 지방 감소와 MASH 및 섬유증의 바이오마커 개선 효과를 보였다.
터제파타이드 15mg군, 52주차 MASH 관해율 62.4%
임상2상 SYNERGY-NASH 연구는 MASH 성인을 대상으로 터제파타이드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기관, 이중 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방식으로 설계됐다.
연구는 생검으로 확인된 중등도~중증(2기 또는 3기)의 섬유증을 가진 MASH 환자 190명을 대상으로 했다. 참가자들은 52주 동안 주 1회 터제파타이드 5mg, 10mg, 15mg 또는 위약을 피하 주사하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52주차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주요 2차 목표점에는 MASH 악화 없는 1단계 이상의 섬유증 개선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52주차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터제파타이드 5mg군이 43.6%, 10mg군 55.5%, 15mg군 62.4%로 9.8%인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은 효과를 보였다(95% CI 29~62, p<0.001).
MASH 악화 없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도 터제파타이드 5mg군이 54.9%, 10mg군 51.3%, 15mg군 51.0%으로 29.7%인 위약군 대비 높았다.
그 밖에 다른 2차 목표점에서 터제파타이드는 체중, 간 손상의 혈액 지표, 간 지방, 염증 및 섬유증의 바이오마커 개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제파타이드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에서 관찰될 것과 유사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설사, 식욕 감소, 변비 및 체중 감소 등의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이었으며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대 Rohit Loomba 박사는 "MASH 및 중등도~중증 섬유증이 있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터제파타이드는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관해를 이끌어내는 측면에서 위약보다 더 효과적이었다"며 "터제파타이드의 효과 및 안전성을 추가 평가하기 위한 더 크고 장기적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보두타이드'도 임상2상 성공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글루카곤/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 서보두타이드의 MASH 대상 임상2상 전체 결과도 발표됐다.
임상2상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MASH 및 간 섬유증을 앓고 있는 29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서보두타이드를 매주 피하주사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각각 2.4mg, 4.8mg, 6.0mg군에 배정해 최대 24주 동안 투여량을 증량하고, 24주 동안 이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1차 목표점은 치료 48주 후 섬유증 악화 없이 조직학적 개선을 달성한 환자 비율이었다.
2차 목표점에는 48주 후 지방간 함량이 최소 30% 이상 상대적 감소, 지방간 함량의 절대 및 상대 변화, 한 단계 이상의 섬유증 단계 감소, NASH 총점의 기준선 대비 절대 변화 등이 포함됐다.
올해 초 발표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섬유증 악화 없이 MASH가 개선된 비율은 서보두타이드 2.4mg군이 47%, 4.8mg군 62%, 6.0mg군 43%로 나타나, 14%인 위약군에 비해 높았다.
이번에 추가로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보두타이드는 치료 48주 후 모든 2차 목표점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입증했다.
간 지방 함량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서보두타이드 2.4mg군 63%, 4.8mg군 67%, 6.0mg군 57%로 나타나 14%인 위약군 대비 더 높았다.
섬유증이 한 단계 이상 개선된 환자의 비율은 서보두타이드 각 용량군에서 34%, 36%, 34%인 반면 위약군에서는 22%로 나타났다.
이처럼 서보두타이드 역시 MASH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향후 임상3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