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의료이용지도·심평원 신고일원화시스템 통해 한국판 다트머스 아틀라스 구축 계획
의료계 “두 기관 연구소만이라도 합치면 시너지 효과 날텐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한국판 ‘다트머스 아틀라스’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분야 일선 연구자들은 두 기관의 연구소만이라도 통합한다면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트머스 아틀라스...그게 뭔데?

미국 다트머스 의료정책 및 임상진료 연구소는 지난 1993년부터 메디케어(Medicare) 자료와 지리정보시스템(GIS)를 연계, 지역별 의료이용 정보를 분석하는 ‘다트머스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다트머스 아틀라스란, 특정 지역의 기본적인 의료자원 정보부터 개별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와 의료질 평가 자료, 질환별 지역내 사망률, 재입원율, 의료비용 등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세부 항목별로 지리정보와 연계해 구축해 놓은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다트머스 아틀라스는 의료자원의 배분과 활용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개발에 활용되기도 하며, 보다 효과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정책수립의 근거를 제시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개별 지역에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다.  

아틀라스 구축 의지
건보공단 ‘의료이용지도’ VS 심평원 신고일원화시스템 

우선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와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 빅데이터를 융합, ‘환자의료이용지도(KNHA-Atlas)를 구축 중이다. 

의료이용지도는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담긴 가입자의 보험료, 진료내역, 의료기관 정보 등을 공간정보와 매칭, 구축된다. 

이를 통해 의료취약지 해소 방안 마련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을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 즉, 한국판 아틀라스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이런 가운데 심평원도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보건의료자원 신고일원화시스템을 통해 한국판 아틀라스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심평원은 최근 ‘신고일원화시스템을 활용한 보건의료자원 관리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내비쳤다. 

보고서에는 보건의료자원 신고일원화시스템을 통한 여러 활용방안 중 한국형 보건의료 아틀라스 구축을 하나의 방안으로 제안했다. 

심평원의 신고일원화시스템은 병의원, 약국의 휴·폐업 및 특수장비 등 의료자원 신고를 일원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요양기관이 의료인력 신고는 시군구 보건소에 하고, 급여비 청구를 할 때는 심평원에도 해야 하는 등 업무 중복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이처럼 심평원이 신고일원화시스템을 운영하며 ▲비급여 진료만 하는 의료기관 자료 파악 ▲의료기관 외 보유 방사선 발생장치 현황 파악 ▲요양기관 현황 신고사항 ▲병상 면적 및 병상·병상 외 부대시설 ▲의료장비 등의 자료가 수집, 집적되고 있는 상황. 

연구진은 “신고일원화시스템에 보건의료의 이용과 가격, 질 평가 관련 DB까지 연계된다면 한국형 보건의료 아틀라스의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은 한국형 아틀라스가 구축되면 한 번에 의료기관의 보유 장비의 질, 보유 장비로부터 발생되는 의료서비스의 급여와 비급여 가격, 이와 관련된 처치가 적용됐을 때의 건강 결과 등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의료이용 및 가격, 의료질 DB 연계를 통해 한국형 보건의료 아틀라스가 구축되면 보건의료자원 관리 정책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보건의료와 관련된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의료기관은 지역 주민의 의료 수요, 질 평가 수준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며 “지자체와 정부는 각종 보건의료자원 관리정책을 개발하는데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자원 신고일원화를 진행 중인 실무 부서도 이를 인정했다. 

심평원 의료자원실 오영식 실장은 “국가의 보건료자원을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심평원이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한국형 아틀라스 형태로 구축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단과 심평원, 연구소라도 합친다면...”

한편,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통해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두 기관의 한국판 아틀라스 구축 노력에 의미를 뒀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이건세 교수(예방의학과)는 “한국판 아틀라스 구축에 필요한 매핑 작업에서는 질환의 발병과 이에 대한 이동경로 등이 더 의미가 있다”면서도 “심평원에서 연구한 보건의료자원을 통한 아틀라스 구축도 시설과 환자를 매핑하는 게 어느 정도 필요하기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기관이 각각 연구·구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이 교수는 “양 기관이 같은 연구를 진행할 때 연구소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거시적 차원에서는 서로간의 장단점을 살려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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