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PB B-42 연구결과 발표…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 이후 생존율 혜택 없어

폐경 후 여성의 호르몬 치료에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5년 추가하느냐 마느냐의 양자택일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12월 6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개최된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 2016)서 발표된 NASPB B-42 연구결과부터 삐그덕됐다.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위약 대비 유방암 환자의 5년 이후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키지 못했다는 보고를 내놓은 것이다.폐경 후 유방암 환자 호르몬 치료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10년 이상 사용했을 때 그에 따른 안전성을 담보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일까? 또 최초의 표적 치료제라 불리는 타목시펜 첫 5년 치료 후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5년 추가 사용 시에도 혜택은 없는 것일까?아로마타제 억제제의 치료 도입 시기와 치료 기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국내외 연구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궁금증을 풀어봤다.<기획-상>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 추가 유방암 생존율 혜택 '물음표'<기획-하>아로마타제 억제제 10년사용 전문가 선택은?아로마타제 억제제 10년 치료 무질병생존기간 연장 입증 실패현재 아로마타제 억제제 사용 전략은 △처음부터 타목시펜을 대체하는 방법(initial protocol) △타목시펜 2~3년 사용 후 아로마타제 억제제로 전환(switch protocol) △타목시펜 5년 사용 후 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 추가 사용(extended protocol) 등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치료 시작 시점부터 치료 기간 등에 대해 정확한 결론은 내릴 수 없는 상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대 Michael Gnant 교수는 "폐경 후 유방암 환자의 항호르몬요법에서 5년간 타목시펜으로 첫 치료가 끝난 환자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 추가 혜택은 몇몇 연구결과(MA.17R, NSABP-B33 등)를 통해 입증됐지만 처음부터 아로마타제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해 10년 이상 사용 시 혜택은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NASPB B-42 연구결과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과는 전체 생존기간 또는 무질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DFS)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UF 암센터 Terry Mamounas  박사팀은 2006년 9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유방암 진단 후 처음 5년간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복용한 이력이 있는 3923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아로마타제 억제제인 레트로졸 2.5mg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추후 결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레트로졸을 추가로 복용한 군에서 DFS를 연장시키는 등의 효과는 없었다. 다만 위약군보다 유방암 재발 위험이 약 29%, 반대측 유방암 발생(Contralateral breast cancer)은 28% 감소했다.

타목시펜 5년 + 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은 '효과'

하지만 희망은 있다. 대규모 연구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타목시펜 5년 치료가 끝난 환자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 연장 치료 혜택은 증명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된 캐나다 암연구 그룹(Canadian Cancer Trials Group)의 MA.17R 연구결과가 결정적인 '한 방'을 선사했다는 평가다.

조기 유방암 진단을 받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폐경 여성환자 1918명을 무작위로 아로마타제 억제제인 레트로졸과 위약을 투여토록 했더니, 레트로졸을 5년 이상 사용하면 DFS가 효과적으로 개선됐다는 근거를 도출했다.

6.3년 동안 총 165건의 DFS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레트로졸군과 위약군은 각각 67건과 98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원격재발(distant recurrences)은 레트로졸군과 위약군 각각 42건과 53건이었으며, 국소재발(locoregional recurrences)은 19건과 30건으로 관찰됐다. 반대측 유방암 발생(Contralateral breast cancer)은 13건(1.4%)과 31건(3.2%)이었다.

5년 DFS 경우 레트로졸 군에서 95%로, 위약군보다(91%) 질병 발생에 따른 위험을 35% 더 낮췄다. 반면 전체 생존기간(OS)은 두 군 간 차이가 없었고, 5년 생존율 또한 레트로졸군과 위약군 각각 93%와 94%로 통계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연간 반대측 유방암 발생률은 0.21%와 0.49%로 레트로졸군에서 58%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10년 사용 효과 두고 전문가 의견 분분

아로마타제 억제제 10년 사용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렸다.

미국 베일러의대 C. Kent Osborne 교수는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로마타제 억제제 10년 사용 혜택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여전히 어렵다"면서 "다만 타목시펜을 이용한 첫 호르몬 치료를 마친 환자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 5년 추가 연장 혜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체로 무병생존율이 증가했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라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가장 이상적인 처방 시점이 언제인지 등에 대한 의문점이 많은 상황에서 NASPB B-42 연구결과 등에서도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반면 고려의대 정승필 교수(안암병원 유방외과)는 항호르몬제 추가 사용 혜택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는 "항호르몬제 10년 연장사용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을 포함한 항호르몬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재발확률이 높은 3기 이상, 젊은 여성에서 치료를 권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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