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소아 야간·휴일진료 추가모형 제안...지역의사 당번제·타 진료과 참여 등 검토

정부가 의료계의 반대로 고전하고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확대를 위해, 새 카드를 꺼내들었다.

야간진료 참여주체를 기관에서 의사 개인으로 변경해 문턱을 낮추고, 당직비와 야간진료관리료 등 비용보상을 통해 의사들의 참여를 유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소아 야간·진료전문의를 가정의학과와 내과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10일 열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아환자 야간·휴일진료 수가(안)'을 상정, 제도개선을 위한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정부는 소아환자 편의제고를 위해 야간·휴일진료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세 가지 모형을 제도개선 방법으로 제안했다.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고 있는 안은 이른바 '지역의사 당번제'다.

지역의사협회에 사업을 위탁, 고정된 진료장소에서 지역 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이 돌아가면서 당직에 참여해 야간진료를 제공하는 방식.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 등에 야간 진료를 위한 별도공간을 마련하고, 여기에 시간대별로 당직전문의를 배정해 야간·휴일 외래를 보도록 함으써 사실상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전문의 유인책도 제시됐다. 참여하는 전문의에게는 1회 당직당 최소 50만원의 당직비를 지급하며, 여기에 추가로 진료실적에 따른 수익도 배분할 수 있도록 했다.

두번째는 단일 병·의원이 야간·휴일 진료기관를 담당하도록 하는 현행모델을 확대하는 안이다.

이를 위한 유인책으로는 수가신설이 검토되고 있다. 소아환자 야간·휴일진료기관에서 야간·휴일에 소아청소년 환자를 진료하면 야간진료관리료를 추가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수가 수준은 현행 응급의료관리료의 절반 수준인 9610원 정도로, 이에 투입되는 건강보험재정은 305억원 정도다.

정부는 현행 달빛 어린이병원 환자수를 고려했을 때, 기관당 평균 6억 8000만원(야간진료관리료 4억 2000원+야간가산 2억 6000만원)의 추가 진료수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모델은 야간·휴일 진료 당번제의 도입이다. 지역 내에 있는 병의원들이 요일별로 번갈아가며 야간·휴일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기존 모델과 달리 참여기관의 소청과 전문의 수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1인 의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 기존 달빛병원은 소청과 전문의가 3인 이상인 경우에 지정했다.

이에 덧붙여 복지부는 소아청소년 진료전문의를 기존 소청과 전문의에 더해 가정의학과와 내과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야간·휴일 시간대 진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야간·휴일 진료모델은 참여활성화를 위해 더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소아 야간·휴일진료 활성화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를 운영해왔으나, 소아청소년과 등의 반대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청과의사회 등은 달빛병원의 확대가 환자쏠림 현상을 가속화시켜, 지역 개원가의 몰락과 의료왜곡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반대여론에 밀려 달빛병원의 지정,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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