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국가간호·간병제도 특위, 공단 일산병원 방문…만족도 높지만 잡무 가중 등 과제 산적

▲ 4일 건보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가간호·간병제도 특별위원회 현장간담회.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가 13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수술 직후 등 예외적인 때를 제외하고는 병실에 상주하다시피 하던 보호자와 간병인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병동도우미가 팀을 이뤄 24시간 환자를 돌본다. 

2013년 7월 정부 지정 이후 공공병원 가운데 최대 규모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달라진 풍경이다. 

새누리당 국가간호·간병제도 특별위원회는 4일 일산병원을 방문해 당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포괄간호서비스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해당병동 소속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들의 의견을 들었다. 

시범사업 시작 당시 86병상에 한정해 서비스를 도입한 병원은 2015년 9월 현재 총 742병상 중 428병상까지 대상병동을 늘렸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를 전체 일반병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136명이던 간호사는 269명으로 두 배가 됐다. 여기에 간호조무사 5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수간호사를 필두로 간호사 6명과 병동도우미, 간호조무사와 상근 보조원이 한 팀을 이루는 간호 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 공단 일산병원 강중구 원장.

이 같은 시도는 일단 합격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병원이 공개한 통계지표에 따르면, 포괄간호가 제공되는 병동은 그렇지 않은 병동에 비해 욕창발생률과 병원감염률, 낙상발생률에서 의미 있게 낮아진 경향을 나타냈다. 환자는 물론 간호인력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일산병원 강중구 원장은 "환자 만족도가 90%를 상회하고, 병동을 확대할 때마다 신규 간호사를 채용했기 때문에 간호사들의 만족도도 70% 수준으로 높은 편"이라며 "정규직 간호사 사직률도 2012년 11.4%에서 2014년 8.3%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당수의 환자들이 포괄간호를 개인간병 개념으로 인식해 잡무 등의 업무가 과중되고 있는 부분은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최은주 간호사는 "예전보다 담당하는 환자수가 적어지니 직접간호를 시행할 수 있어 뿌듯하다"면서도 "간혹 간호사들이 단순 행정업무나 전화 연결 등 개인적 심부름까지 해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보다 양질의 간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보건복지부 방문규 차관.

오준희 간호사는 "보호자들이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 입퇴원시 서류 설명 등으로 업무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간호를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한다. (포괄간호병동에 근무한지) 1년 7개월 됐는데, 아직 체감할만한 만족도 차이가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간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보호자 없는 병원' 실현에 공을 들여온 새누리당은 이날 수렴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 및 확대시행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안홍준 위원장은 "건강보험 재정에 여유가 있을 때 간병 관련 재정을 확대하지 못하면 나중에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할 생각"이라며 "아동학대 방지 근절책을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확실히 마무리 짓겠다. 보건복지부도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신경림 간사는 "지금까지는 정부가 가난해 병원에 돈을 줄 수 없어 보호자들이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 해야할 일을 맡아한 것"이라면서 "이제 전문인력이 환자를 케어할 수 있게 된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이런 제도는 확대시켜줘야 국민들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방문규 차관은 "가급적 모든 필요한 여건을 조정해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방 차관은 "보장성 강화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괄간호서비스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초기단계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내년 사업에는 본격적으로 확대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겠다"며 "장기적으로는 간호인력을 체계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안홍준 위원장(가운데)이 일산병원 포괄간호서비스 운영 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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