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암정복포럼서 노인 암검진 집중 논의

 

전국민 3명 중 1명 꼴로 발생한다는 암.

조기검진의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고 있는데, 그렇지만 기대여명이 젊은이들 만큼 길지 않은 70~80대 노인에게도 암검진을 권해야만 할까?

검진 비용은 물론, 환자 본인과 가족 보호자들이 겪게 될 정신적 충격이라든지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일례로 지난해 미국에서는 기대여명이 9년이 채 되지 않는 노인인구의 절반 이상이 전립선암을 비롯해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등의 검진을 받고 있다는 논문(JAMA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 2014년 8월 18일자)이 발표되면서 과잉검진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그러니 국가 차원에서 무료로 암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고민될 수 밖에.

이러한 고민의 흔적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공개한 7대암 검진권고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5대암에 사망률과 발생률이 각각 가장 높다고 알려진 폐암과 갑상선암이 추가된 이번 권고안에서는 일제히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한연령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23일 제54회 암정복포럼에서는 '노인에서의 암검진'이라는 주제로 심도깊은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1부에서는 '노인 대상 암검진의 고려점과 근거'를 주제로 ▲노년기 기능평가와 건강검진 원칙 ▲기대수명 보정 최적 암검진 모델 연구 ▲노인 대상 암검진의 비용효과 등이 발표됐으며, 2부에서는 '노인 대상 암검진 권고안'을 주제로 ▲국제적 현황 ▲위암, 대장암 및 유방암 검진의 적정 연령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3부 패널 토의에서는 시민단체, 언론계, 의료계 등 다양한 계층의 패널들이 참석해 노인에게 암검진을 어떻게 권고할 것인지에 대해 종합적인 토론을 진행했다.

 

노인인구 대상 암검진권고안을 간단히 살펴보면, 먼저 위암검진은 40~74세까지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이 권고된다. 75~84세 연령대의 경우 검진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으며, 의사와 상담을 통해 건강상태 및 위험요인을 판단해 검진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다음 대장암검진은 시작연령을 45세로 늦춘 대신 종료시점도 5년 더 연장했다. 즉 45~80세까지 1년 또는 2년 간격으로 분변잠혈검사가 권고되는데, 이보다 고령인 경우 의사와 상담을 통해 검진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방암검진은 40~69세까지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유방촬영술이 권고된다. 마찬가지로 70세부터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환자 개인이 검진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국립암센터 김열 암관리사업부장은 "최근 국립암센터에서 의료인 대상 임상 가이드라인으로 7대암 검진 권고안을 발표했으며, 이번 포럼은 이 권고안을 실제 진료현장에서 고연령군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 논의"라고 밝혔다.

김 사업부장은 "임상에서는 권고안을 참고하되 개인별 건강상태나 위험도에 따라 검진 여부·방법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한다"면서 "이번에 근거중심으로 개발된 의료인 대상 암검진 권고안을 반영하여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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