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원생약부터 관리해야 안전성 이슈 없을 것"

▲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협회가 21일 방배동 제약협회에서 '의약품 중 유해물질 저감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의약품에서 검출되는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등 위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제약업계가 팔을 걷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협회는 21일 방배동 제약협회에서 '의약품 중 유해물질 저감화' 세미나를 개최해 유해물질 저감화를 위한 산업계의 역할과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원생약부터 적극 관리 필요

동아ST 연구소 정진석 책임연구원은 '벤조피렌 저감화를 위한 산업계의 노력'을 주제로 발표하며, 관리 기준으로는 의약품국제협력조화회의(ICH)의 M7 기준을 제시했다. ICH M7는 발암성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약품 돌연변이 유발 불순물을 규제 및 평가하는 국제 기준이다.

ICH M7를 저술한 David Jacobson-Kram 박사는 "해당 불순물을 평생 복용하더라도 유전독성을 일으키지 않는 허용치를 정하는 기준이 포함된 규정으로, 벤조피렌은 유전독성을 가진 발암물질로 ICH M7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 의약품이 불순물 및 발암성 물질 등을 규제 평가하는 ICH M7

ICH M7은 2002년 유럽CHMP에서 유전독성 유발 불순물의 허용기준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후, 2007년 유럽에서 '유전독성 유발 불순물에 대한 지침'이 마련됐으며, 2014년 6월 유럽의 지침을 토대로 확정됐다. 지난해 9월 25일에는 유럽 CHMP 가이드라인으로 정해졌고 올해 5월 27일에는 미국 FDA 가이드라인으로 확정, 일본은 추진 중에 있다.

또 정 연구원은 ICH M7에 근거한 스티렌의 벤조피렌에 대한 안전성 평가 결과, 가장 보수적인 TD50선형외삽에서도 58배 수준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반적인 방법으로 통하는 BMDL10선형외삽의 경우 913배 안전하게 도출됐다고 전했다.

TD50은 종양발생률이 10만분의 1이 되는 수치로 가장 보수적인 평가방법으로 꼽히며, BMDL10은 대조군대비 10% 종양발생이 나타나는 용량을 1만분의 1로 나눈 값이다.

그는 "어떻게보면 중금속 부분에 있어서는 합성의약품보다 천연물의약품이 더 타이트하게 관리된다"며 "각 의약품의 성격에 따라 위해성 평가나 관리기준이 타당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약재 별 벤조피렌 검출 현황을 살펴본 결과, 벤조피렌은 가열·건조 과정이 있는 한약재에서 높게 관찰됐으며, 가열·건조 과정이 없는 한약재에서 관찰된 경우 식물 자체에서 기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한약재에서도 산지별로 벤조피렌의 함량에는 차이가 보여졌다.

이에 정 연구원은 벤조피렌 저감화 방안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며, 원생약 관리 부문은 △원생약 단계에서 BaP 함량 낮추는 공정이 필요할 수 있음 △건조·가열을 피하거나 세척 과정을 추가해 원생약 BaP 관리 △산지별 BaP 함량 차이가 나므로 산지별 검토 필요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공정관리 측면에서는 △가열·건조 공정을 피할 경우 벤조피렌 신규 발생 가능성 낮음 △원생약부터 완제까지 BaP 이행률 관찰을 통해 BaP의 추가생성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추가 생성이 있을 경우 공정 개선 필요 △벤조피렌 저감화 공정 추가→유효·지표성분에 변화 확인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해물질은 원생약에서 이행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생약부터 적극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천연물의약품 위해평가 방법 및 절차 마련

식약처 한약정책과 박기숙 보건연구관은 위해평가, 허가관리 등에서 벤조피렌 저감화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2013년 천연물의약품 중 벤조피렌 및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이후, 벤조피렌 저감화를 위한 기술 및 분석 지원사업, 연구사업, 모니터링 등을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올해 5월 29일에는 위해평가·분석·독성·의학 등 외부 전문가 20인으로 구성된 천연물의약품 벤조피렌 저감화 협의체를 구성해 자문을 구하고 실적 평가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11월에는 협의체 자문을 거쳐 저감화 조치를 지시(저감화 수준 : 1일 최대 복용량 기준 벤조피렌 노출안전역 10의 6승 이상 확보될 수준)하고, 저감화 완료 시 저감화 관리대상품목에서 제외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 2016년까지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위해평가 방법 및 절차를 마련하고, 등록대상 원료의약품(DMF) 지정 확대 등을 통해 원료부터 완제까지 안전관리 강화 및 허가고시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보건연구관은 "아직까지 천연물의약품쪽에서 벤조피렌 등이 이슈가 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우리나라는 특히 위해물질 이슈가 민감하기도 하고 천연물신약이 활성화되어있기 때문에 벤조피렌 관리를 어떻게 할지를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통해 윤성태 제약협회 천연물위원회 위원장(휴온스 부회장)은 "유해물질 저감화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개발하고 판매하는 모든 천연물의약품까지 확대되는 추세"라며 "고품질 의약품을 공급하려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국민 안전을 위해 저감화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신약개발의 역점분야로 천연물 연구개발이 활발하다"며 "천연물 유래 의약품 정책이 지속 시행돼야 중국, 일본 같은 국가간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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