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의원 "국민들 현혹하는 천연물신약, 정책적 지원 대상 아냐"'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천연물신약 정책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며, 신약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정책적으로 지원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김재원 의원(새누리당)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이어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천연물신약에 대한 정부 정책을 지적하고 나섰다.

"식약처, 제약사 이익 대변하나"

▲ 김재원 의원

오전 질의에서 김 의원은 명칭이 '천연물신약'이지만 사실상 자료제출의약품으로 신약이 아니지않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2002년에는 신약·천연물신약·자료제출의약품 세종류였지만 2007년 고시개정을 통해 자료제출의약품에 천연물신약을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이름은 신약인데 신약이 아닌 의약품이 만들어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고, 심사규정을 개정해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도 완화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일부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검출됐음에도 지난해 국감에서 식약처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이번에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받고 나서야 제약사에 발암물질을 낮추라고 요구한다"며 "식약처가 제약사 이익을 대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승희 식약처장은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촉진법에 나와있는 천연물신약에 대한 정의는 새로운 조성과 효능이 새로운 것으로 명시됐지만 약사법에서 신약은 신물질에만 해당한다"며 "새로운 조성과 효능은 자료제출의약품이기 때문에, 2008년 고시에서 뺀 것은 잘못된 것을 수정한 것이지 업체를 봐주기위해 기준을 완화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여러 지적에 따라 발암물질 부분은 저감화를 추진하고 있고 올해 11월 완료될 예정"이라며 "향후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실패한 천연물신약 사업", 식약처장도 '공감'

오후에 진행된 질의에서는 천연물신약 정책에 더욱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후속 질의에서 "단일 화학물을 골라내 아스피린이든 고혈압제제든 이런걸 만들어야 효과 있는 신약이 될텐데 천연물신약 대부분이 복합성분이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이 되지 않는다"며 지난 15년간 국내용 의약품에 머물렀다고 꼬집었다.

▲ 김승희 식약처장

이어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이 두세건 있지만 이게 허가받는다 해도 신약이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천연물원료의약품 정도로 허가를 받는다. 결국 범정부적으로 지원했지만 결과도, 앞으로 가능성도 별로 없다"며 "이 사업은 실패한 사업이니 평가를 잘하고 더 이상 벌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이 사업을 계속 끌고가면 제약사만 비호하는 것"이라며 "천연물신약이라는 말도 국민들을 현혹하는 것이고, 신약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아야 하며 정책적으로 지원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재원 의원의 지적에 김 식약처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김재원 의원은 지난 10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천연물신약 개발사업에 1조4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지만 일부 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이 나오는가 하면, 해외에서는 허가도 받지 못해 사실상 국내용으로 전락했다"며 "급여과정에서도 편법을 넘어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됐고,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이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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