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아시아 최초 로봇단일공 비장절제술 성공

▲ 이재훈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가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28세 이서연(여성·가명)씨는 최근 왼쪽 옆구리가 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지만 통증이 가라앉기는커녕 더 심해졌고, 문득 3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장에 물혹이 있다던 의사의 말이 떠올라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비장의 물혹이 2배 커졌고, 종양 수치는 정상의 25배나 높아졌다고 말했다. 복강경 비장절제술이 필요했지만, 미혼 여성인 이 씨는 배에 네 군데나 되는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비장절제술을 복강경으로 시행하더라도 복부 4군데에 각 1~2cm 크기의 절개창과 비장적출을 위해 약 4㎝가량 흉터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미용과 함께 안전성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이 씨는 결국 배꼽으로 구멍 하나를 내어 수술하는 로봇 단일공 비장절제술을 선택했다. 배에 흉터 하나 남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배액관 삽입도 하지 않아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장기손상·합병증 없어… 안전하고 회복 빨라

▲ 이재훈 교수

이 씨의 사례처럼 흉터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이재훈 교수팀은 가운데 배꼽을 통해 수술함으로써 사실상 흉터를 남기지 않는 로봇 단일공 비장절제술을 아시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 몸에서 면역기능 등을 담당하는 비장은 해부학적으로 왼쪽 옆구리 깊숙한 곳에 위치할 뿐 아니라 장기가 커서 배꼽에 구멍 하나만 내고 절제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지금까지 복강경 수술로만 이뤄져 왔던 게 현실. 이번 수술의 성공은 지난 1년간 서울아산병원이 로봇 단일공 담낭절제술을 통해 로봇수술 노하우를 축적해온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8월부터 로봇으로 담낭절제술을 시행해 얼마 전 150례를 돌파했다. 최근 1년간 로봇수술실적으로는 국내 최다 기록이다.

그간 로봇 단일공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면서 담도 및 장기손상이나 배꼽탈장 등 합병증이 단 한 차례도 없을 만큼 수술의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수술 후 1~2일 정도 지나면 퇴원할 만큼 회복속도가 빨라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번에 성공한 로봇 단일공 비장절제술은 흉터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배꼽에 2㎝ 내외의 작은 구멍을 낸 뒤 로봇 팔을 이용해 비장을 절제해 미용적인 효과 역시 뛰어나다.

특히 의사가 손으로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조종하는 복강경 수술과 달리, 수술기구가 로봇 팔에 고정되어 있어서 더 안정적인데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10배 확대된 고해상도 3D 스크린이 제공됨으로써 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도 한층 높아졌다.

그에 반해 최소침습수술 중 하나인 복강경 비장절제술은 뱃 속에 수술기구를 넣기 위해 4군데에 1~2cm, 비장적출을 위해 1군데에 4cm 가량을 절개하고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개복수술에 비해서는 적지만 여전히 수술 후 흉터를 남긴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이재훈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수술기구를 움직일 때 원하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야 해 까다롭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좌우 손 바뀜이 없고 수술동작이 자유로워 수술의 정확성과 환자 안전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술 후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흉터가 거의 없는 미용적인 장점 등의 이유로 로봇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로봇수술이 췌장이나 간 절제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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