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추진 실패 불러...건정심 위원 인식수준도 실망" 비판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들이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일괄사퇴 의사를 밝혔다.

30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과 관련, 임익강·홍순철·서인석 이사 등 의협 보험이사 3인이 의협 추무진 회장에 사퇴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차등수가제 폐지 안건 부결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사퇴의 변을 대신했다.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 추진이 실패를 불렀다는 비판이다.

이들은 "이번 표결결과를 보면 정부와 산하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의 표 조차 통일되지 않았고, 심지어 건강보험공단 위원조차 정부의 의도에 반하는 의견을 개진했을 정도"라며 "이 같은 상황을 보면 정부가 과연 차등수가제를 폐지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서 표결을 강행한 것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라며 "결과가 충분히 예측됐음에도 표결을 강행한 것은 차등수가제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와 언론의 계속되는 압박과 지적에 '정부는 할 일은 다 했다'는 책임 회피용이 아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보험이사들은 건정심 위원들의 인식수준, 정책결정의 판단기준도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차등수가제는 재정파탄에 대처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것으로 이미 그 실효성이 없어졌고, 기본적으로 불합리한 제도라는 점이 여러 지적을 통해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이날 건정심 위원들은 차등수가제의 효과와 장점이 없다지만 반대로 부정적 효과나 단점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니 굳이 없앨 필요가 있냐는데 전체적으로 공조하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의협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한 제도는 당연히 없애야 되고, 비정상화의 정상화라는 정책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 것임에도 무슨 큰 선심이나 쓰듯이 반대급부와 보완방안을 요구하고, 더 나아가 장단점이 크게 없다면 그냥 놔두자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정책을 최종 논의하고 결정하는 건정심 위원들의 수준"이라며 "건정심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내일(7월 1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사퇴의사를 밝힌 보험이사들의 거취문제를 포함,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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