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어려움 탓...진료비 증가율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병원계의 수가협상에서 늘 발목을 잡았던 요양병원의 높은 진료비 증가율이 올해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병원협회의 2016년도 1차 수가협상에서 병협 측이 이같이 주장하면서, "그간 요양병원이 협상에 발목을 잡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진료비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떨어진 올해 상황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병협 이계융 상근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우선 1차 협상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병원계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미 공개돼 있고, 연구에 따라 명확하게 분석된 내용들을 전달했다"며 "병원이 살아야 환자도 살 수 있으니 우리도 숨 좀 쉬게 해달라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에는 '적정부담-적정급여'라는 말 대신 '최고의 서비스를 저렴하게'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며 "언제까지 병원이 계속 어려운 상황을 참아가면서 이를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동시에 병원이 커져야 국가에서 원하는 일자리 창출이나 고용 창출, 경제 활성화, 보건의료 R&D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병원이 어려워서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협 측은 공단에 이 같은 현장의 어려움을 잘 살펴달라고 당부했으며, 공단도 이를 모두 수용해 별다른 갈등이나 언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실제 그간 두자릿수를 유지했던 병원 진료비 증가율이 지난해 6%에 머물렀으며, 이는 전체 요양기관 진료비 평균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는 정부 정책 협조에 따라 증가한 부분까지 포함된 것이므로, 원칙상 이를 제외시키면 훨씬 낮은 진료비 증가율이 나올 것으로 추계된다.

▲ 병협 수가협상단 이계융 단장.

때문에 사실상 수가협상의 걸림돌이자 블랙홀로 미운털(?)이 박혀있던 요양병원도, 이번 협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병원 전체의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지만, 요양병원은 다소 주춤하긴 해도 여전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면서도, "다소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의 진료비가 증가하는 것도 행위량이 늘어서가 아닌,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자연적인 증가 부분이다. 게다가 환자안전과 의료 질 중시에 따라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증가분이 대다수"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부분은 정부에서 정책이나 제도로써 접근할 부분이지, 수가협상에서 거론될 부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협상에서 요양병원을 떼어 내고 얘기할 생각은 없으며,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안고 가겠다"면서 "다만 장성요양병원 사태 이후 정부에서 요양병원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 개선 등을 하는 부분을 감안해달라고는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협상 테이블에 꺼내졌던 원가자료 공개나 부대조건은 제시되지 않았으며, 3~4차 협상에서는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오는 27일 오후 5시에 열릴 2차 협상에서 병협은 '공단의 재정 상황'을 화두로 던질 계획이며, 13조원의 흑자를 쌓아논 것에 대해 질타를 가할 예정이다.

병원계는 지난 2001년도 건강보험 재정위기에서 공단을 돕기 위해 수가 인하를 승낙했기 때문에, 반대의 상황이 된 지금은 공급자의 건전한 육성과 보건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금 운영을 해달라는 주장을 펼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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