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의료기관 어려움에 대해서는 '공감대' 조성

 

첫 의료계 수가협상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건강보험 재정 흑자'문제 만큼은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일 오전 2016년도 의원급 수가를 두고 첫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협상을 마친 후 김숙희 수가협상단장(의사협회 부회장)은 브리핑을 통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충분히 설명했고, 공단도 이를 수긍했다"고 말했다.

▲ 의협 김숙희 부회장(수가협상단장).

이어 "1차 의료기관이 무너지면 결국 가장 어려워지는 것은 서민층이자,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하위계층"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디"고 전했다.

실제 건보공단 정보공개에 따른 자료를 보면, 2013년 대비 2014년 종별간 행위료 증가율이 치과가 25%, 병원 8%, 한방 7.6%, 약국 6.6% 등인 반면, 의원은 6%에 그쳤다.

급여비 점유율 역시 0.15% 감소한 20.88%였고, 행위료도 0.57% 줄어든 27.78%에 불과했다. 점유율은 유일하게 의원만 감소한 것이다.

공단 자료를 인용해 설명했기 때문에 공단 측에서 의례적으로 요청했던 '추가 자료 제출' 역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단장은 "오늘 준비한 자료는 모두 공단에서 제공한 자료이면서 동시에 객관적인 수치가 나열됐기 때문에 별다른 추가 자료 요청이 없었다"며 "이에 대해 구두로만 설명해도 공단 측이 모두 이해했다"고 언급했다.

동네의원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성공했지만, 공단의 13조원 흑자를 풀어달라는 주장은 공단의 '방패'에 튕겨 나갔다.

현재 공단의 누적 흑자분은 12조8000억원을 돌파해 13조원에 다다르고 있으며, 이는 6개월치의 진료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단기보험 치고 지나치게 많은 흑자며, 이를 놔두면 다른 부처에서 넘보거나 기금화될 위험이 있다"면서 "밴딩폭 자체를 크게 늘려 어려운 보건의료 내부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보건의료인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늘 협상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공단에 제시했으나, 공단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왼쪽부터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김숙희 부회장, 이명희 부회장, 임익강 보험이사. 
 

공단 측에서는 흑자분을 더 모아둬야 하며, 게다가 가입자에서는 '보장률 강화'를 외치는 상황이어서 공단에서는 중립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

한편 첫 협상테이블에서 부대조건과 관련된 사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정책이나 제도와 관련된 논의는 일절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가협상 단원인 서인석 보험이사는 "수가협상은 말그대로 환산지수만을 논의하고 정하는 자리"라며 "다른 정책이나 제도적인 부분들은 논의의 필요성이 있다고 한다면, 수가협상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대조건과 관련해서도 "아직 1차 협상에 불과해 재정소위에서 밴딩폭도 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부대조건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며, 앞으로도 제시할 가능성을 희박하다"며 수가 인상률에만 집중하겠다는 완강한 태도를 내비쳤다.

2차 협상은 오는 27일 오후 3시 30분으로 정해졌으며, 내일 재정소위 결과를 보고 2차 협상안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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