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약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 환자 만족도 높아

▲ 위내시경 중 소장으로 장세정제를 주입하는 모습 (사진제공: 비에스비나무병원)

대장내시경은 대장암과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에 매우 유용하지만 검사 전 4L에 달하는 관장약을 복용하고 장을 비워내는 과정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해 소장에 약물을 직접 주입함으로써 장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줄인 새로운 대장내시경 기법이 도입돼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여러 의원급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설사약을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 프로세스'를 개발, 시행하고 있는 비에비스 나무병원은 작년 한 해동안 이 방법으로 검사를 받았던 환자 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환자들의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39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환자군에서는 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한 만족도가 9.49점,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9.23점으로 과거 대장내시경 경험이 있는 이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았다.

이들에게 향후 동일한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을 생각이 있는지,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긍정적인 답변은 각각 9.31점, 9.34점으로 나타났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장내시경을 받았던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세정제를 복용한 후 불편함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을 받을 때 무엇이 불편했나'(복수응답 가능) 라는 질문에 '장세정제의 양이 많아 복용이 힘들다'는 응답(66%)이 가장 많았고, '장세정제의 맛이 불쾌하다'(54.7%), '장세정제 복용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불편하다'(15.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 대학병원에서도 대장내시경을 위해 장세정제를 복용한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명(98%)의 환자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을 호소했으며, 일부 환자들은 구역감(13명), 복통(5명), 구토와 어지러움(2명)을 겪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새로운 프로세스는 설사약 복용 과정의 불편감 외에 대장내시경 시행 전 준비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함께 갖는다.

통상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한 후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세척이 되려면 최소 5시간 이상이 소요되지만, 소장에 직접 장세척제를 투입하면 장세정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

환자가 아침에 내원해서 검사를 받을 경우, 이르면 오전 내에 장세정 및 대장내시경 검사를 끝낼 수 있다.

홍 원장은 "간혹 설사약 먹지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에 사용하는 설사약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일반 대장내시경과 같이 식약처에서 허가된 장세정제만 사용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장세정제 4L를 마시기 힘들어하는 환자들, 장세정제를 먹고 구토를 일으켜 대장내시경 받기를 포기한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약 복용의 고통 없이 물만 2L 가량 마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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