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치료 환자, 부상·자살·중독 등 비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 줄어
조기 약물 사용 중요성 시사...장기 치료 시 영향은 추가 연구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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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 약물 치료 여부가 환자의 사망률 감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에서 진행된 대규모 관찰 연구 결과, 약물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2년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했다. 특히 비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25% 감소했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Lin Li 박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JAMA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ADHD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광범위한 동반 질환과 기능 장애,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ADHD 약물 치료가 환자의 사망 위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스웨덴에서 ADHD를 진단 받은 14만 8578명을 대상으로 약물 치료가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자 했다. 연구는 2007년부터 2018년 사이 ADHD 진단을 받고, 진단 전 ADHD 약물 처방을 받은 적 없는 6~64세 개인을 추적조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진단 후 2년 이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과 신체 상태 등 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 의도하지 않은 부상, 자살, 중독 등 비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평가했다. 

조사는 ADHD 진단 후부터 사망, 이주, 진단 후 2년, 2020년 12월 31일 중 가장 빠른 시기까지 진행됐다. 14만 8578명의 환자 중 8만 4204명(56.7%)이 진단 후 3개월 이내 ADHD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 

환자들은 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덱스트로암페타민, 릭스덱스암페타민, 아토목세틴, 구안파신 등 약물로 치료를 받았다. 진단 당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17.4세였으며, 41.3%는 여성이었다. 

약물 치료 후 2년 사망 위험 21% 감소

'부상·자살·중독' 등 비자연적 원인 사망 위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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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ADHD 약물 치료 시작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의 유의한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약물 치료군은 비치료군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1% 낮았다(HR 0.79, 95% CI 0.70~0.88). 2년 사망 위험은 비치료군 1만명당 48.1명, 치료군 39.1명으로 두 군의 위험 차이는 1만명당 -8.9명이었다(95% CI -17.3~-0.6). 

특히 비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5% 낮게 나타났다(HR 0.75, 95% CI 0.66~0.86). 2년 사망 위험은 비치료군 1만명당 33.3명, 치료군 25.9명으로 두 군의 위험 차이는 1만명당 -7.4명이었다(95% CI -14.2~-0.5).

반면 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86, 95% CI 0.71~1.05). 

연구팀은 "ADHD 진단을 받은 개인들 사이에서 약물 치료 시작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특히 비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 유의하게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고 결론냈다. 

이들은 약물이 ADHD 핵심 증상과 정신병적 동반질환을 완화함으로써 비자연적 사망 위험을 줄이고, 충동 조절 및 의사 결정을 개선해 치명적인 사건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약물 치료와 사망위험 감소 간 인과관계를 확립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ADHD 환자에게 조기 치료가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용기간 누적 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결과도

약물 장기 효과 관련 추가 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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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같은 연구팀이 지난해 JAMA Psychiatry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 약물 장기 사용은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었다.

연구는 ADHD 환자 27만 8027명 중 추적관찰 기간 동안 심혈관질환이 발생한 1만 3088명과 심혈관질환이 없는 5만 1672명을 대상으로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ADHD 치료제 누적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점차 커짐을 확인했다.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AOR)은 △1~2년 1.09배 △2~3년 1.15배 △3~5년 1.27배 △5년 초과 1.23배로 점차 커졌다. 

특히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과 고혈압, 동맥질환 위험 증가 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해당 연구 결과만으로 ADHD 약물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약물의 장기 효과와 관련해 추가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 

Lin Li 박사팀은 향후 ADHD 약물의 장기 효과를 더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며, 다양한 ADHD 약물의 효과와 메커니즘, 복용량, 치료 기간, 성별에 따른 차이를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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