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환자 대조군 연구 결과, 복용 누적기간 길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고혈압·동맥질환 위험 증가…각성제 장기간 복용 시 심혈관질환 위험 커
"ADHD 치료제 복용 환자 심혈관질환 징후 정기적 모니터링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면 심혈관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웨덴에서 진행된 대규모 환자 대조군 연구 결과, ADHD 치료제를 복용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고혈압과 동맥질환 발생 가능성이 ADHD 치료제 복용 누적기간에 의존적으로 명확하게 관찰됐고 각성제 장기간 복용 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ADHD 치료제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어도, 임상에서 ADHD 치료제를 처방받는 환자의 심혈관질환 징후 및 증상을 정기적으로 장기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Zheng Chang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Psychiatry 11월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ADHD 환자, 치료제 장기 복용 필요…심혈관 안전성 근거 부족

ADHD 치료제 처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소아청소년과 성인 모두 증가했다고 보고된다. ADHD 치료제 효능은 무작위 연구 등에서 입증됐지만, 심혈관 안전성 근거는 부족하다.

각성제·비각성제 ADHD 치료제가 심박수 및 혈압 증가와 연관됐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ADHD 치료제와 중증 심혈관질환 간 연관성을 조사한 종단적 관찰연구들은 엇갈린 결과를 보고한다. 다만, 이들 연구는 평균 추적관찰 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어 ADHD 치료제의 장기간 심혈관 안전성은 여전히 결론 내리기 어렵다.

ADHD 치료제의 장기간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ADHD 환자가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ADHD 소아청소년 환자는 성인이 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ADHD 치료제를 장기간 투약해야 하기에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ADHD 치료제 장기간 복용이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스웨덴 건강 등록부를 이용해 최대 14년의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와 함께 ADHD 치료제 종류, 심혈관질환 유형, 성별, 연령 등에 따라 연관성이 다르게 나타나는지 조사했다.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 1년 이상이면 CVD 위험 증가

연구에는 스웨덴 국립 입원환자 등록부와 스웨덴 처방 약물 등록부를 토대로 2007~2020년 ADHD를 진단받거나 ADHD 치료제를 처방받는 6~64세 27만 8027명 데이터가 포함됐다. 전체 ADHD 환자군의 중앙값 나이는 34.6세였고 남성이 59.2%를 차지했다. 

1차 목표점으로 허혈성 심질환, 뇌혈관질환, 고혈압, 심부전, 부정맥, 혈전색전증, 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발생을 확인, 심혈관질환과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에서 ADHD 약물 누적 사용기간은 최대 14년이었다. 

추적관찰 동안 심혈관질환은 총 1만 3088명에게서 발생했다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1000인년당 7.34건이었다. 심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군과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해 대조군으로 설정한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군 5만 1672명을 매칭,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비교했다. 두 군의 중앙값 추적관찰 기간은 4.1년이었다.

조사 결과,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이 0~1년이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AOR)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없었다(AOR 0.99; 95% CI 0.93~1.06). 그러나 이후에는 △1~2년 1.09배(95% CI 1.01~1.18) △2~3년 1.15배(95% CI 1.05~1.25) △3~5년 1.27배(95% CI 1.17~1.39) △5년 초과 1.23배(95% CI 1.12~1.36)로,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점차 커졌다. 

특히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과 고혈압, 동맥질환 위험 증가 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ADHD 치료제 누적 사용기간에 따른 고혈압 발생 가능성은 3~5년 1.73배(95% CI 1.51~1.97), 5년 초과 1.80배(95% CI 1.55~2.08) 의미 있게 높았다.

동맥질환 발생 가능성은 3~5년 1.65배(95% CI 1.11~2.45), 5년 초과 1.49배(95% CI 0.96~2.3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부정맥, 심부전, 허혈성 심질환, 혈전색전증, 뇌혈관질환 등은 ADHD 누적 사용기간에 따른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기간 1년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 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14년 추적관찰 기간 동안 ADHD 치료제 사용기간이 1년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4%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AOR 1.04; 95% CI 1.03~1.05).

치료 시작 이후 첫 3년 동안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8%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AOR 1.08; 95% CI 1.04~1.11) 이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청소년 및 25세 미만의 젊은 성인뿐 아니라 25세 이상 성인도 유사하게 관찰됐다.

ADHD 치료제에 따라서는 각성제인 메틸페니데이트 또는 리스덱삼페타민 등을 장기간 복용했을 때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메틸페니데이트 비복용군과 비교해 메틸페니데이트 복용군은 3~5년 치료 시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1.20배, 5년 초과 시 1.19배 높았다. 리스덱삼페타민 복용군은 비복용군 대비 2~3년 치료 시 1.23배, 3년 초과 시 1.17배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반면 비각성제인 아토목세틴은 약물 투약 첫해에만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1.07배 높아지고 이후에는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Chang 박사는 "장기간 ADHD 치료제 복용은 심혈관질환, 특히 고혈압과 동맥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됐음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진료현장에서 장기간 ADHD 치료제를 복용해야 할지 결정할 때 잠재적 혜택 및 위험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의료진은 ADHD 환자 치료 과정 전반에 걸쳐 심혈관질환 징후와 증상을 정기적·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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