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AI 2024] 비강 분말 제형 에피네프린 'OX640', 주사제 '에피펜'과 비교 연구
유사한 혈장 노출 수준, 높은 안정성 입증...기존 제형 단점 보완해 환자 접근성 향상 기대

▲미국천식알레르기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4) 홈페이지 캡처.
▲미국천식알레르기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4) 홈페이지 캡처.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에피네프린 주사제와 효과는 비슷하고 보관 용이성은 더 높은 비강 분말 제형이 개발됐다. 

해당 제품이 승인되면 주사제의 단점을 보완해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응급 상황'에 쓰는 에피네프린, 주사제가 유일

에피네프린은 가장 심각한 유형의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에 효과적인 약물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된 후 몇 분 이내에 발생하는데, 발작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을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현재 사용 가능한 에피네프린 제품은 자가주사기 형태로, 응급 상황에 환자 스스로 에피네프린을 허벅지에 주사하면 증상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들이 응급 상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를 항상 휴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주사 바늘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은 사용이 쉽지 않아 한계가 있다. 자가주사기의 경우 큰 부피로 휴대가 불편하고, 실온(15~30℃)을 벗어나 너무 높고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안정성을 잃을 수 있어 보관이 까다롭다는 단점도 있다.   

스웨덴 기업 오렉소가 개발 중인 OX640은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의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비강 분말 제형 에피네프린이다. 환자가 노즐을 콧구멍에 삽입하고 플런저를 눌러 투여하면, 압력에 의해 분말이 코 안으로 분산되고 점막을 통해 흡수된다.

연구 결과, OX640은 에피네프린 자가주사 제품인 에피펜과 유사한 효과와 보다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24~2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미국알레르기천식임상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4)에서 공개됐다. 

에피펜과 비슷한 혈장 노출 수준, 안정성은 더 높아

오렉소 'OX640'
오렉소 'OX640'

연구팀은 분무 건조 방식을 사용해 분말 제제를 개발하고, 가속 조건(accelerated conditions)인 온도 40°C, 상대습도(RH) 75%의 환경에서 제제의 안정성을 평가했다. 

이후 40명의 건강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5개 기간의 교차 연구에서 4가지 제제로 개발된 OX640 1mg과 에피펜 0.3mg의 생체 이용률 및 혈역학적 반응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방부제를 포함하지 않은 분말 제형은 가속 조건에서 안정적이었다. 12개월 동안 에피펜이 총 32% 분해된 것에 비해 1% 미만만 분해됐다. 

OX640은 투여 후 약 5~10분 이내에 에피펜과 비슷한 혈장 수준으로 환자에게 흡수됐다. 에피펜과 OX649의 초기 노출 및 최고 노출 수준도 비슷했다. 

OX640의 노출 수준은 에피펜의 약 83~120% 범위로 비슷했다. 총 노출량(AUC(0~t)은 에피펜에 비해 약 30~60% 더 높았다. 

혈압과 심박수로 측정한 OX640의 혈역학적 효과 시작 시점은 에피펜과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혈압이 다소 더 높게 생승했다. 

연구를 진행한 오렉소의 Martin Jönsson 박사는 "에피네프린 비강 분말 제제는 아나필락시스 치료를 지원할만한 임상적으로 관련있는 생리학적 반응과 함께, 우수한 안정성과 에피펜에 필적하는 혈장 노출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승인 시 비강스프레이 '네피'와 경쟁 전망

ARS파마슈티컬스 '네피'

한편 비강스프레이 형태의 에피네프린인 ARS파마슈티컬스 '네피'가 지난해 FDA 승인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FDA는 완전응답서한(CRL)을 통해 네피 승인을 거부하고, 알레르기성 비염 상태에서 에피펜과 네피의 반복 투여량을 평가하는 약동학/약력학 연구를 완료하라고 요청했다. 

이는 자문위 승인 권고 후에 일어난 일로, FDA가 자문위가 권고한 약물을 승인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어 논란이 됐다. 

FDA의 요구에 따라 ARS파마슈티컬스는 올해 상반기 중 네피의 반복 투여 연구 데이터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해당 연구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네피는 올해 말 승인을 노리는 상태로 오렉소의 OX640이 FDA 승인을 획득하면 네피와 경쟁 관계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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