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처방... 더이상 논란거리 아니다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처방... 더이상 논란거리 아니다
  • 박선재 기자
  • 승인 2020.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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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AHA, 심정지시 에피네프린 사용 Class I 권고
중앙의급의료센터 이승준 팀장, "임상에서는 논쟁 쟁점 거의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난해 11월 미국심장협회(AHA)가 심정지에 있어 에피네프린 사용에 대한 내용을 업데이트 하면서 논쟁거리였던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사용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양상이다.

이미지출처: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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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HA가 업데이트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심정지시 에피네프린 사용을 Class I으로 권고했고, 고용량의 에피네프린 사용은 2015년과 같이 반대의견을 냈다.

또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은 리듬(nonshockable rhythm)이 나타난 심정지 환자에게는 에피네프린 처방을 권고했다(Class I). 하지만 이 문항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제세동이 필요한 리듬(shockable rhythm)인 심장정지 환자에게는 즉각적인 제세동기 사용을 권고했다. 또 에피네프린 사용은 심정지 후 처음 15분 안에 처치했을 때는 생존율과 신경학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반면 20분 후는 에피네프린이 누적돼 해로울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외에도  AHA는 에피네프린 규정 용량인 1mg을 3~5분 마다 정맥주사하는 것을 권고등급 IIb(도움될 수 있다)를 제시했다. 

심정지시 에피네프린 투여는 굳어진 대세 

심정지 시 약간의 논란이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무게중심은 에피네프린 투여 쪽에 놓여있다.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을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심정지상태에서 심장이 다시 박동하는 것과 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에피네프린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 왔다는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근거로 꼽는 논문은 2018년 영국 워릭대학 Gavin D. Perkins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이다. Perkins 교수팀의 연구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연구팀은 에피네프린이 병원밖 심정지 환자에게 유용한지에 알아보려고 병원밖 심정지 환자 8014명을 대상으로 PARAMEDIC2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병원밖 심정지 환자는 3~5분마다 에피네프린 1mg을 투여한 군(에피네프린군, 4415명) 또는 염류용액을 투여한 군(위약군, 3999명)에 무작위 분류했다. 

그 결과 응급구조사가 도착해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걸린 시간(중앙값)은 각각 6.7분과 6.6분으로 비슷했다. 또 심정지 상태에서 심장이 다시 박동을 시작하는 'ROSC(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는 에피네피린군이 위약군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36.3% vs 11.7%)고, 입원 생존율도 마찬가지였다(23.8% vs 8.0%).

일차 아웃컴은 보통의 혜택을 보였는데, 30일째 에피네피린군의 생존자는 3.2%, 위약군은 2.4%였다. 신경학적 아웃컴에 있어서도 에피네피린군이 위약군보다 유의미한 혜택을 보였다(2.2% vs 1.9%). 

심각한 신경학적 손상(수정랭킹척도 4 또는 5)이 있는 생존율은 높은 수치에서 유의미하게 높았다(31.0% vs 17.8%) 

Perkins 교수는 "에피네프린군에서 30일째 생존율은 더 높았지만, 중증 신경학적 장애를 겪는 환자가 더 많았다"며 "결과적으로 신경학적 예후가 양호한 생존율은 에피네프린과 위약 간 차이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Perkins 교수팀 논문이 발표된 후 에프네프린의 위상은 더욱 흔들렸다. 특히 고용량 에피네프린 사용은 더욱 자리를 잃어갔다. 

이미지출처: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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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의 에피네프린을 사용했거나 또는 에피네프린 사용을 많이 한 환자에게서 신경학적 회복이 서서히 나빠지는 것이 나타났기 때문이다.이후 미국심장협회(AHA)는 2015년 고용량 에피네프린 사용 권고를 폐기했다. 

어떻게 Class I까지?  

AHA가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사용을 Class I으로 권고하자,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2015년 심폐소생술 국제연락위원회(ILCOR)가 심정지 환자에게 에피네프린 1mg을 투여해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약한 권고를 한 바 있다. 그런데 AHA가 어떻게 Class I까지 등급을 상향할 수 있냐는 반문인 것이다. 

에피네프린 투여에 대한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는 연구자들은 뇌와 신경학적 회복에 대한 뚸어난 근거가 없다는 점을 비판 근거로 꼽는다. 

이 부분은 2018년 영국 워릭대학 Gavin D. Perkins 교수팀도 동의한 바 있다. 2018년 논문 발표 당시 Perkins 연구팀은 "일반 대중에게 생존율보다 신경학적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신경학적 기능이 나빠지는 것과 관련된 무작위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이들의 또 다른 이유는 고용량의 에피네프린 사용이 환자를 살릴 수 있지만, 장기간 생존율이나 신경학적 회복율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논란의 여지 없어"

AHA 업데이트 발표 후 논란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심정지 시 에피네프린 투여는 굳어진 가이드라인으로 보인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외상체계관리팀 이승준 팀장(응급의학과)은 임상에서 심정지 환자에게 에피네프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명확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팀장은 "에피네프린을 쓰지 않으면 환자가 사망할 수 있어 임상에서 논쟁 거리가 되지 않는다"며 "고용량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는 것이 더 나은 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지만, 이 또한 에피네프린 1mg을 3~5분마다 투여하는 것으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에 대한 더 이상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나왔다"며 "바소프레신이 에피네프린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등이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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